플로리다도 ‘심장박동법’ 통과…임신 6주 이후 낙태 금지

주의회, 디샌티스 지지한 강력한 낙태금지법안 가결…주지사 서명 후 발효될 듯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플로리다 주의회가 잠재적인 유력 대선주자인 론 디샌티스 주지사가 지지하는 강력한 낙태 금지법안을 통과시켰다고 AP 통신이 13일 보도했다.

플로리다주 하원, '임신 6주 낙태 금지' 법안 가결
플로리다주 하원, ‘임신 6주 낙태 금지’ 법안 가결 (탤러해시 AP=연합뉴스) 플로리다주 하원에서 13일 공화당 제니퍼 캐나디(왼쪽)·제나 퍼슨스-뮬리카 의원이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이 가결된 뒤 활짝 웃고 있다.

플로리다주 하원은 이날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표결에 붙여 가결했다. 주 상원은 앞서 지난주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플로리다주 하원은 120석 가운데 공화당 84석, 민주당 35석, 공석 1석으로 공화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원 역시 40석 중 공화당 28석, 민주당 12석으로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다.

이 법안이 발효되면 플로리다주의 낙태 금지는 현재 임신 15주 이후에서 6주 이후로 강화된다. 단, 산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경우나 성폭행·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의 경우 임신 15주까지 낙태가 허용될 수 있다.

AP는 이 법안이 지난해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고 낙태에 대한 결정을 주 정부에 맡긴 이후 남부 전역의 낙태 접근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앨라배마, 루이지애나, 미시시피주는 임신 모든 단계의 낙태를 금지하고 있고 조지아주는 태아의 심장 활동이 감지되는 약 6주 이후 낙태 시술을 막고 있다.

이 법안을 발의한 제나 퍼슨스-뮬리카 하원의원(공화)은 “(법안 통과로) 생명을 보호하고 모든 어린이가 태어나 자신의 목표를 찾을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의 가치에 대한 전국적인 토론을 주도할 기회를 우리가 갖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낙태 찬성 단체들은 이 법안이 너무 극단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법안 통과 후 성명에서 “이 법안은 400만 플로리다 가임 여성들이 임신 사실을 알기도 전인 6주 이후 낙태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AP는 임신 6주 이후 낙태 금지법은 표준적 보수 가치 옹호자로 이미지를 구축하며 대선 출마를 준비해온 디샌티스 주지사가 대선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중요한 정치적 승리를 거둘 수 있게 해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런 강력한 낙태 금지법이 향후 대선 본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낙태 금지는 공화당의 핵심 지지층을 구성하고 있는 일부 종교적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지만, 낙태 문제가 쟁점이 된 선거에서는 오히려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공화당은 켄터키, 미시간, 위스콘신 등에서 진행된 낙태 허용 관련 투표에서 민주당에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