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사자 비하 발언’ 보도에 침울”

CNN “대통령, 사적인 자리에서 괴로워 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참전용사 비하 발언’ 보도로 상당한 곤혹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대선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참전용사와 군 복무에 대한 예우가 남다른 미국 유권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보도가 파장을 일으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몇몇 사적인 대화에서 눈에 띄게 괴로워했다고 CNN방송이 8일 전했다.

시사주간 애틀랜틱이 “트럼프 대통령이 1차 세계대전 미군 전사자를 ‘패배자들’ 또는 ‘호구’로 불렀다”고 보도한 지난 3일, 에어포스원에 탑승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사실이 아니라고 바로 취재진에게 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자들도 잇따라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도록 재촉했다.

그런데도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자, 지난 주말 내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침울해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2명의 관계자는 “이번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군 관련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공포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은 국방부로도 옮겨붙는 모양새다. 이번 보도와 관련해서 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커졌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이와 관련,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참전용사 비하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 2018년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했지만, 어떤 언급도 꺼리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켈리의 침묵’은 간접적으로 애틀랜틱 보도를 시인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단순히 정파적인 이슈에 더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미일 가능성도 있다.

WP는 “이번 보도의 사실 여부를 밝힐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켈리 전 실장”이라고 전했다.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