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결성한 ‘슈퍼팩’, 과연 뭐길래?

무제한 정치자금 조달 가능…지출에도 제한없어

반트럼프 진영도 출범…”트럼프 정치 복귀 방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무제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고 지출에 제한을 받지 않는 새로운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통해 공화당 내에서 권한을 강화, 대선 후 정치 활동 재개를 꾀하고 있다.

CNN은 27일 제임슨 밀러 트럼프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밀러 대변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직하는 동안 출범한 기존 슈퍼팩이 새로운 독립체가 되거나 ‘미국 최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의 최신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금 모금 기구에도 변화를 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회계자료를 제출하면서 선거운동위원회인 ‘도널드 J 트럼프 포 프레지던트’와 정치활동 자금 기반인 ‘세이브 아메리카’를 두 개의 정치활동위원회로 전환해 다른 공직 출마자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트럼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마가) 위원회’가 됐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행동은 결국 자금력을 앞세워 공화당 내부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달 초 성명에서 “필요하고 적절한 경우 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지지하는 주요 후보들을 지지할 것”이라며 “우리는 똑똑하고 강하고 사려깊고 동정적인 리더십을 원한다”고 밝혔다.

세이브 아메리카는 맥스 밀러 하원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밀러는 내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오하이오 제16선거구에 도전장을 던졌다. 재선인 앤서니 곤잘레스 현직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이다. 탄핵 반대파에 대해서는 압박을, 충성파에 대해서는 지원을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편 공화당의 반 트럼프 진영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전면 복귀를 반대하는 슈퍼팩을 결성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공화당 내 트럼프 반대 진영의 선두주자 격인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일리노이)과 그 우호세력이 트럼프의 반대파들을 지원하는 슈퍼팩을 설립했다.

슈퍼팩의 이름은 ‘나라를 최우선시하는 미국인들’이라는 뜻의 ‘아메리칸즈 키핑 컨트리 퍼스트'(AKCF)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을 위해 정치후원금 모금을 담당한다.

킨징어 의원을 중심으로 트럼프에 반대 세력이 슈퍼팩이 설립한 것은 트럼프가 퇴임 이후에도 공화당 내에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킨징어 의원은 공화당의 대표적인 트럼프 반대파로, 지난 1월 하원의 트럼프 탄핵소추안 가결 때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 열 명 가운데 하나다.

그는 최근 한 영상 메시지에서 “공화당은 이제 (트럼프에게) 충분하다고 말해야 한다”면서 “이제 분노의 기계의 코드를 뽑고, 음모론과 분노를 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진영 연례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연설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