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체포되자 경찰에 침 뱉고 기침 세례

포틀랜드 20대 남성, 음주·무면허운전·가중추행 중범죄 혐의

자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알고 있던 한 남성이 체포되는 과정에서 경찰에게 침을 뱉고 기침을 하는 일이 미국에서 벌어졌다. 봉변을 당한 경찰은 격리 조치됐다.

NBC방송과 더힐 등 외신에 따르면 오리건주 경찰은 26일 새벽 포틀랜드 인근 지역의 한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에서 만취한 것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자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현장에 출동해 에르난데즈 미구엘 쿠에스타(24)를 발견했다.

에르난데즈-쿠에스타는 살짝 열린 운전석 쪽 문에 몸을 일부 내놓은 채 기절하듯 잠들어 있었다. 그는 차의 시동을 끄라는 경찰관의 요구를 받자 차를 앞으로 굴려 순찰차를 거의 들이받을 뻔했다.

이후 경찰은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 혐의로 그를 체포하려고 했다.

체포과정에서 몸 수색을 받던 중에 이 남성은 기침을 세게 하기 시작했고, 자신이 코로나19이 걸렸다고 말했다. 한 경관이 기침을 멈추라고 요구하자 그는 그 경관 얼굴에 침까지 뱉었다.

현지 경찰은 이후, 에르난데즈-쿠에스타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확인했으며, 그에게 가중추행중범죄(felony aggravated harassment) 혐의를 추가했다.

에르난데즈-쿠에스타가 침을 뱉고 기침을 한 경찰관은 체포 과정에서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 경관은 격리 조치돼 추후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그의 행동을 볼 때 그는 고의적으로 코로나19에 걸리게 하려고 했다는 것이 우리의 확신이다”고 입장을 냈지만, 에르난데스-쿠에바스는 이날 밤 워싱턴 카운티 교도소(Washington County Jail)에서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자세한 석방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NBC는 전했다.

경찰차량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