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역설’…한국차 미국시장 점유율 9년만 최대

6~8월 현대-기아차 점유율 8.9%…전성기 수준 회복

미국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점유율이 9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공장 재가동 이후인 올해 6∼8월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8.9%로, 전성기였던 2011년의 시장 점유율(8.9%)을 회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기 전인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한국 자동차의 점유율은 7.7%였다.

한국 메이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늘어난 것과 대조적으로 GM의 시장점유율이 1.8%포인트 하락한 것을 비롯해 도요타(-0.3%포인트), 닛산(-1.2%포인트), 미쓰비시(-0.4%포인트) 등은 점유율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위주의 신차 출시와 품질 경쟁력 확보, 수출 물량 조정을 통한 효율적 재고관리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작년 6월 출시한 팰리세이드를 비롯해 베뉴와 셀토스 등을 SUV 라인업에 추가하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성과를 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충돌 안전도 평가에서 총 17개 모델이 ‘탑 세이프티 픽(Top Safety Pick)’ 이상의 등급을 획득하며 2년 연속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많은 모델이 선정되기도 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또 3∼5월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한국 내 공장 가동을 지속했기 때문에 주요국 봉쇄조치 해제 후 수요 급증에도 대비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해외 자동차 업체도 공장 정상 가동에 돌입하면서 향후 미국 시장에서 판매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비해 업계는 노사 안정과 생산성 제고에 만전을 기하고, 정부는 기업의 이러한 노력을 적극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텔루라이드 나이트폴 에디션/기아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