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대, SAT·ACT 대신 자체시험 개발

“소외계층 입시차별”…4년내 독자적 입학시험 개발 승인

“시험 준비에 많은 비용 소요”…”고교성적이 더 정확하다”

비싼 준비 비용으로 논란이 돼 온 미국 양대 대입시험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11개 캠퍼스를 거느리며 미국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UC)가 그간 입시에서 채택한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이나 대학입학학력고사(ACT) 점수 대신 독자적인 입학시험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대 이사회는 이날 23대 0 만장일치로 4년 내 독자적인 입학시험을 개발하는 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대는 향후 5년에 걸쳐 입시에서 SAT와 ACT 점수를 폐지해나가게 된다.

그간 SAT와 ACT는 비싼 시험 준비 비용으로 소외 계층에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인종적으로도 백인 학생들에 비해 소수인종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낮았는데, 비용 문제를 그 원인으로 지목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 결과 최근 몇 년간 1000여개 이상의 대학이 입시에서 SAT와 ACT 점수를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단의 학생과 단체가 캘리포니아대를 상대로 SAT와 ACT 점수가 소수인종과 저소득층 지원자들을 차별한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대 이사회 세실리아 에스토라노 이사는 “그 시험은 특권층을 위한 것”이라며 이제 입시를 개혁할 때라고 말했다.

WSJ은 “지난해 캘리포니아대에는 미국 내 11만6000명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17만6000명이 지원했다”면서 “이번 결정은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며 수십억달러 규모의 대학 입시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캘리포니아대가 새로운 입학시험 개발에 실패하면 그 후에는 어떠한 시험도 보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WSJ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고교성적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게 시험보다 더 정확하고 공정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SAT나 ACT를 옹호하는 쪽에서도 지원자 평가를 할 때 더 다양한 항목을 도입할 필요성을 제기한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캠퍼스. [UPI=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