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의 벽은 외국군 이름 새긴 첫 기념비”

재단 이사장, ‘문대통령 참석’ 착공식 앞두고 콘퍼런스서 소개

한국전 카투사 전사자 7천여명 명단 새겨…내년 6월 이전 완공

존 틸렐리 한국전참전용사기념비재단 이사장은 20일 워싱턴D.C.에 들어서게 될 ‘추모의 벽’과 관련, “외국 군인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는 미국 최초”라고 밝혔다.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틸렐리 이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한미동맹재단 주관으로 열린 ‘성공적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한미동맹 평화 콘퍼런스’에 화상으로 출연해 “3만6000여명의 미군과 7000여명의 카투사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새겨지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21일 열리는 착공식에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라면서 “실체적으로 한미동맹의 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내년 5∼6월께 완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완공되면) 연간 40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통해 한미동맹의 중요함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의 벽은 워싱턴DC 내셔널 몰에 있는 ‘한국전 참전기념공원’ 안에 건립되는 기념비다.

이 프로젝트는 미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의 추진으로 시작됐다.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참전비 등에는 전사자 명단이 있지만 정작 한국전 기념비에는 이들을 기리는 이름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2016년 10월 미 의회가 추모의 벽 건립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한국 국회에서도 그해 11월 건립지원 촉구 결의안이 통과됐고, 추모재단 모금과 한국 정부 예산 지원 등이 이뤄졌다.

한편 한미정상회담에 맞춰 열린 이날 콘퍼런스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을 고려해 화상과 현장 이원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빅터 차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박사 발제를 비롯해 커티스 스카파로티 전 연합사령관, 임호영 전 연합사 부사령관, 안호영 전 주미대사, 캐서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대사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서욱 장관은 축사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우리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더욱 발전시키고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보급과 세계경제 회복을 위한 호혜적 협력을 가속화 해나가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군은 ‘강한 힘’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 뒷받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빅터 차 박사는 발제문에서 한국이 아시아 내 민주주의 국가들의 다자적 구상으로부터 고립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한국이 ‘클린 네트워크’나 ‘경제 번영 네트워크’ 등 미국의 중국 견제 구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일 삼자 관계의 개선은 서울이 이러한 네트워크에 연결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촉진할 것”이라며 “한국이 쿼드와 같은 그룹에 참여하는 데 관심을 표명한다면 일본이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사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을 쿼드 그룹의 일원으로 초청했지만, 서울이 거절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간 우리 정부에서 수차례 밝혔듯 우리는 쿼드 참여국 측으로부터 쿼드 참여를 요청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쿼드 참여국들과는 이미 다양한 협력을 추진해오고 있으며 사안별로 어떠한 협력이 추가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살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DC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 [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