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출발’…한국 해외여행상품 쏟아지는데

“백신 맞으면 떠날 수 있나” 문의 쏟아져…안전대책 부족 우려도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주요 여행사들이 ‘진짜 출발’을 내건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여행업계에선 “반드시 출발할 상품들로 오랜만에 침체한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긍정적인 입장이 나오는 반면, “현지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예측 못 할 상황을 방지할 안전 대책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참좋은여행을 시작으로 하나투어, 모두투어, 롯데관광 등 주요 여행사들이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격리 없이 입국할 수 있는 국가로 ‘진짜’ 출발하는 여행 상품을 잇달아 내놓거나,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여러 국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해외 출입국 시 자가격리 면제 혜택을 부여하는 분위기로 중단된 해외여행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상황이다. 일부는 국가 간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한 ‘트래블 버블’을 속속들이 시행하고 있다.

‘진짜 출발’을 내건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여행사들이 선별한 지역은 일부 백신 접종자에 한해 자가격리를 면제한 괌과 대만, 스위스 등 유럽국가와 두바이, 하와이 등이다.

이에 두 차례의 백신 접종을 마치고 2주간의 면역형성 기간이 지난 이들만 예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여행사들은 ‘100% 출발’을 보장하는 것이다.

참좋은여행이 선보이는 괌 4박 5일 여행의 경우 진에어 180석 항공기 정규편을 이용한다. 첫 출발일은 7월21일이고, 9월18일 추석 연휴까지 모두 9차례 출국이 예정돼 있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전세기를 빌린 만큼 현재로서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은 한) 무조건 출발할 계획”이라며 “백신 공급이 풀리면 6월 중순부터 여행객이 확 몰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행객들에는 여행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 한편, 여행사 입장에선 휴직 중인 직원들이 복직할 단초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투어 관계자 역시 “눈에 띄는 예약률을 보이진 않지만, 침체한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며 “여행업계가 정상화되기 위한 하나의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천국제공항 검역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5명이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으로 확인된 가운데 2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관계자들이 입국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2021.5.2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그러나, 일부 백신 접종자를 허용한 국가별로 입국 요건이 시시각각 변하는 데다 현지에서 일어날 예측 못 할 상황에 대한 안전 대책 또한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다.

최근 일각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괌에 가지 못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괌여행을 준비했던 이들 사이에서 혼란이 일었다.

괌의 경우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격리 면제와 관련해 미국 FDA 승인 백신(화이자, 모더나, 얀센) 접종 완료 후 2주 이상 지난 접종자의 경우 접종 완료 여부 확인을 통해 격리 면제가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AZ 백신의 경우 FDA가 아직 승인하지 않은 상황이다.

‘안전여행’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 판매되는 상품의 정보에 안전과 관련된 규정이나 방역 지침 등이 상세히 명시되지 않은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혹시 모를 상황이 발생해도, 책임을 어디에 물을 수 없다.

게다가 현재 외교부에선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전 국가·지역 해외여행에 대해 시행한 특별여행주의보를 지난 3월18일부터 5월16일까지에서 6월15일까지 한 달 더 연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의보 기간 중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국민에게 해외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정란수 한양대 겸임 교수는 “앞서 지난해 말, 여행사들이 트래블 버블 시행 기대감에 연달아 해외여행 상품을 사전 예약받았던 적이 있다”며 “만일 당시 안전 대책 없이 트래블 버블이 이뤄졌고, 그대로 해외여행을 재개했다면 분명 혼란을 초래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부 부처간에도 ‘해외여행’을 두고 입장이 분분해 여행객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정부 혹은 협회들이 나서서 입국을 허용하는 각 나라에 따른 안전 지침을 여행사나 여행객에게 마련해 줘야 할 것”이라며 밝혔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