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시장서 인사·투자 관리 리스크 동시에 시험대 올라
신한은행 아메리카가 잇따른 소송에 휘말리며 법적 리스크가 동시에 분출되고 있다.
내부 인사·노무 문제를 둘러싼 전·현직 직원 집단소송이 제기된 데 이어, 미국 부동산 펀드 투자와 관련한 ‘특혜 환매’ 의혹 소송에서도 신한은행의 이름이 핵심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개별 사안으로 보기에는 공통점이 뚜렷하다. 미국 시장에서 요구되는 법적 기준과 내부 통제, 관리 책임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한꺼번에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 직원 집단소송…고용 관행 전반 도마 위
가장 직접적인 법적 압박은 신한은행 미주법인을 상대로 제기된 직원 집단소송이다.
본보가 확인한 법원 기록에 따르면 직원 김모씨는 지난해 10월 3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고등법원에 신한은행 미주법인(Shinhan Bank America)을 상대로 고용 관련 소송을 접수했다. 사건 번호는 25STCV29266이다.
이 소송은 LA 지역 한인 인터넷 매체인 K뉴스LA가 최초 보도했다.
이번 소송은 김 씨 개인 자격을 넘어, 본인과 유사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전·현직 직원들을 대표하는 집단소송 형태로 제기됐다. 법원 분류상 소송 유형은 ‘기타 고용 분쟁(Other Employment Complaint)’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법원 요약 정보에는 구체적인 청구 내용이나 위법 사유가 상세히 적시돼 있지는 않다. 다만 집단소송 형식으로 제기됐다는 점에서, 임금 지급 방식, 초과근무 수당, 근로시간 관리, 직군 분류 등 고용 관행 전반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한은행 미주법인은 뉴욕주에 설립된 법인으로, 캘리포니아주를 포함해 미국 전역에서 영업 중이다. 이번 소송은 LA카운티 법원에서 일반 민사 사건으로 심리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신한은행 측의 공식 입장이나 법원의 판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향후 소장 전문 공개와 피고 측 답변 제출, 집단소송 인정 여부에 따라 사건의 범위와 쟁점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알려진 관련 소송 내용에 따르면, 원고는 약 12년간 근무하며 AVP(Assistant Vice President) 직함까지 달았지만 실제로는 관리 권한이나 독립적인 의사결정권 없이 반복적인 실무 업무를 수행했다. 특히 ‘면제직(Exempt)’으로 분류돼 오버타임 수당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고 측은 은행이 직함을 앞세워 노동법상 보호 대상인 비면제직(Non-exempt) 직원을 관리직으로 분류함으로써 초과근무 수당과 식사·휴식 시간 보장 등 법적 의무를 회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에는 전현직 직원들이 집단소송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어 결과에 따라 미지급 임금과 법정 벌금 규모가 상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부동산 펀드 손해배상 소송…‘특혜 환매’ 의혹 정면 충돌
이와 동시에 신한은행은 미국 부동산 펀드 ‘M360 CRE 인컴펀드’를 둘러싼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핵심 쟁점의 한 축으로 언급되고 있다.
미국 투자자들은 플로리다 남부 연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펀드 운용사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일반 투자자들의 환매를 중단해 놓고 특정 대형 투자자에게만 우선적으로 자금을 회수해 주는 특혜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2018년 기준 펀드 지분의 약 57.87%를 보유한 대주주로 신한은행이 지목됐으며, 이 기간 약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이 우선 지급됐다는 주장이 담겼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펀드 자산 가치가 60% 이상 하락한 이후에야 환매가 이뤄져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이다.
원고 측은 이러한 행위가 2023년 도입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우대 조치 금지 규칙’을 위반한 사기적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신한은행 측은 해당 펀드에 지분 투자 자체를 한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 내부·외부 리스크 동시 노출…관리 책임 시험대
이번 사안들을 단순한 개별 분쟁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내부 직원의 노동법 집단소송과 외부 투자자들이 제기한 특혜 의혹 소송 모두 신한은행 아메리카의 내부 통제와 관리 시스템이 미국 시장의 기준에 부합했는지를 동시에 묻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직원 집단소송은 은행의 인사 구조와 근무 체계 전반이 법정에서 검증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 관련 소송보다 장기적 파장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시장에서의 신뢰는 실적보다 규정 준수와 관리 책임에서 비롯된다. 신한은행 아메리카가 잇따른 소송 국면에서 어떤 해명과 개선책을 내놓을지 한인 금융권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