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대 비행동물 ‘케찰코아틀루스’ 왜가리와 비슷

호수 거닐며 바닥의 게·조개 등 잡아먹고 도약 뒤 비상

지구 최대 비행 동물 '케찰코아틀루스'가 호수에서 먹이 활동하는 상상도
지구 최대 비행 동물 ‘케찰코아틀루스’가 호수에서 먹이 활동하는 상상도 [James Kuether 제공]

날개 길이가 12m에 달한 익룡 ‘케찰코아틀루스'(Quetzalcoatlus)는 지구의 하늘을 날았던 동물 중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71년 텍사스주 빅 벤드(Big Bend) 국립공원에서 날개 일부만 발굴된 극히 제한된 화석을 토대로 추정한 것인데 영화나 만화 등에서는 거대한 날개로 하늘을 날며 먹잇감을 낚아채며 주변을 공포로 몰아넣는 무시무시한 익룡으로 묘사돼 왔다.

하지만 이는 예술적 상상력이 결합된 것으로 과학적 분석에 근거한 것은 아니었다.

또 빅 벤드 국립공원에서 발굴된 다른 익룡 종의 화석도 함께 들여다봤다.

이를 통해 날개 길이가 5.4∼6m로 기존 케찰코아틀루스 종의 절반밖에 안 되는 Q. 라우소니(lawsoni)를 비롯해 새로운 케찰코아틀루스 두 종을 확인했다.

이를 발견한 영국 셰필드대학 박사후 연구원 브라이언 안드레스가 이끄는 연구팀은 50년 전 텍사스대학 지질학 석사과정 대학원생으로 Q. 노르트로피(northropi)를 처음 발굴한 더글러스 로슨의 이름을 따 학명을 붙였다.

Q. 노르트로피의 화석 조각은 10여 개에 불과했지만 Q. 라우소니는 수백에 달해 연구팀이 전체적인 뼈 구조를 거의 완전하게 구성하고 어떻게 날고 움직였는지를 분석하기에 충분했다고 한다.

연구팀의 Q. 라우소니 분석 결과는 덩치 큰 사촌인 Q. 노르트로피의 생태를 추론하는 토대가 됐다.

케찰코아틀루스의 생체역학 분석 연구팀을 이끈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명예교수 케빈 파디안은 “(비행에 이용하는 근육인)비상근이 달라붙는 거대한 흉골을 가진 점으로 미뤄 훌륭한 비행체였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케찰코아틀루스의 도약 및 비상 과정
케찰코아틀루스의 도약 및 비상 과정 [Kevin Padian et al / John Conway 제공]

또 날개가 길어 1∼1.2m에 불과한 다리로는 달려가면서 날아오르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는데, 강력한 뒷다리를 이용해 2.4m 이상 도약한 뒤 날개를 펼쳐 비상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왜가리가 비상하는 방식과 같다.

텍사스공대 지구과학과 토머스 리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케찰코아틀루스 두 종의 화석이 발견된 곳을 지질학적 맥락에서 분석해 서식 형태를 추론했다.

이들이 살던 약 7000만 년 전에는 빅 벤드 일대가 사막이 아닌 푸른 숲이었으며, Q. 노르트로피는 오늘날 왜가리처럼 강이나 하천에서 혼자 사냥하며 살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Q. 라우소니는 한 화석 발굴지에서 30개체 이상이 나온 점으로 미뤄 호수 등에서 무리를 이뤄 서식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케찰코아틀루스는 스치듯 날며 사냥을 한 것으로 묘사돼온 것과 달리 이빨이 없는 긴 턱으로 강이나 호수 바닥을 훑어 게나 벌레, 조개 등 걸러서 먹었다는 새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익룡 전문가인 영국 척추 고생물학자 대런 나이시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익룡 연구에 요긴한 것으로 미래 연구의 발판이 될 것이라면서 “케찰코아틀루스가 포함된 익룡과(科)에 관한 상세한 정보가 집대성돼 앞으로 수년에서 수십 년까지 이 분야 연구에서 표준 정보가 담긴 곳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Q. 노르트로피 골격
Q. 노르트로피 골격 [John Conway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