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일제 좋다고?…”5일 할 일 어차피 다해야”

"일하는 시간보다 생산성이 더 중요"
“일하는 시간보다 생산성이 더 중요”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주4일 근무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이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WSJ은 주4일 근무를 경험해 본 독자 수백 명의 사례를 토대로 주4일제에 어떠한 맹점이 있는지를 소개했다.

일하는 날만 닷새에서 나흘로 줄어들 뿐이지 일하는 총 시간이나 업무강도는 그대로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당초 회사는 직원들의 일일 근무시간을 늘리지 않은 채 하루 8시간, 주 4일간 일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직원들은 업무의 마감 시간을 맞추기 위해 1일 덜 일하는 대신 하루에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했다.

뉴먼은 “5일간 해야 할 일을 4일에 구겨 넣는 것일 뿐”이라며 주4일제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주정부에서 지난 15년간 주4일 근무를 해온 수문학자 션 콜리어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그는 일주일에 4일 일하는 대신 하루에 10시간씩 일해왔다며 “이 스케줄 때문에 가족과의 저녁 식사나 아이들의 과외활동을 자주 놓쳤다”고 말했다.

그는 “금요일에 쉬는 것은 좋지만 만약 하루 8시간, 주 5일 일했다면 일과 삶의 균형을 더 잘 맞출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주4일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보안업체 페더럴 락앤세이프의 마이크 그로브스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일주일에 5일간 문을 열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문제가 생길 경우 당장 ‘긴급 수리’를 필요로 하는 고객들은 회사가 금요일에 쉬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서비스업에 적용하기 힘든 제도”라고 말했다.

그로브스 CEO는 대신 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다른 해결책을 모색했다.

그는 고객 상담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하루 7시간 일할 수 있도록 근무 시간을 조절해 직원들의 퇴근 시간을 앞당겼다.

그로브스 CEO는 이를 통해 직원들의 생산성과 고개 확보율 모두 높아졌다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맥나보 하버드 경영대학원 고문은 하루에 근무하는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애틀에서 스타트업 볼트 애스레틱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할 때 주4일제를 채택하는 대신 직원들이 금요일 근무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한 금요일’ 제도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산성 측면에서 매우 성공적이었고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며 “채용 과정에서도 이 제도가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 핵심적인 이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WSJ은 많은 독자가 근무 시간으로만 노동의 가치를 따지는 데 반대했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주 탬파에 본사를 둔 에릭슨 테크놀로지스와 에릭슨 소프트웨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로이 에릭슨은 “일의 가치를 시간으로 따지는 것은 어렵다”며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급여와 복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일한 시간’에서 ‘요구되는 생산성’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