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은 최악한파 고통…상원의원은 칸쿤 도피

한때 대선후보 텍사스 테드 크루즈, 가족과 함께 휴양지 행

캘리포니아 전력난에 “민주당 정부 탓” 조롱해 역풍 맞기도

대선 사기 주장해 후원도 끊겨…”이렇게 망가지기도 어렵다”

최악의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텍사스주를 지역구로 둔 테드 크루즈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이 가족과 함께 휴양지로 ‘도피’한 사실이 드러나 ‘정치적 자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폭스뉴스와 AP통신은 18일 크루즈 상원의원이 멕시코 칸쿤으로 여행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소셜미디어 사진이 사실이라고 확인하며 크루즈 의원 가족이 한파와 정전을 피해 휴양지 행을 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6년 트럼프와 맞붙어 공화당 경선에서 2위를 차지했던 대선후보 출신의 크루즈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는 트럼프의 선거사기 주장을 끝까지 옹호하는 대표적인 친트럼프 인사로 변신했다. 특히 의사당 난입 사건 이후 대기업들과 거물 후원자들이 크루즈에 대한 정치적 후원을 중단한다고 속속 발표해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한 이용자는 트위터에 크루즈 의원이 지난 17일 오후 텍사스 휴스턴 공항과 칸쿤행 기내에 서 있는 사진을 공개했으며 크루즈 의원측은 이에 대해 전혀 코멘트를 하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켜왔다.

칸쿤으로 떠나고 있는 크루즈/David Shuster @DavidShuster 트위터

 

텍사스 민주당은 트위터에 “텍사스 주민은 죽어가고 있고, 당신은 칸쿤행 비행기에 있다”며 ‘크루즈는 사퇴하라'(#TedCruzRESIGN)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크루즈 의원은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의 대형 산불로 전력난이 심각해지자 트윗을 통해 “캘리포니아는 문명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전기 공급에도 실패했다”면서 바이든과 해리스, AOC(알렉산드라 오카시오-코르테즈의원) 등 민주당은 캘리포니아의 실패한 에너지 정책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라며 민주당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같은 비난은 이번 텍사스 정전사태를 맞아 새롭게 부각되면서 크루즈의 경솔한 당쟁 성향에 대한 역풍이 불었고 결국 크루즈는 “변명할 말이 없다”고 꼬리를 내렸다.

크루즈 의원은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텍사스 스티브 애들러 오스틴 시장이 멕시코 카보로 여행한 사실에 대해 “위선자, 완벽한 위선자”라며 “시민들에게는 집에 머물라고 해놓고 자신은 휴양지로 여행을 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최악 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텍사스주에서는 연일 정전 사태 탓에 강추위 속에서도 난방이 불가능해 적지 않은 주민이 고통받고 있다. 일부는 집안에 고드름이 달리고 촛불에 몸을 녹이고 과자와 물로 버티고 있다고 미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정전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텍사스에서는 전날 300만 명 이상이 정전 속에서 추위에 떨었고, 이날 오전에는 그 수가 5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캘리포니아 전력난을 비난한 크루즈의 트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