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공장 직원 약 100명 곰팡이균 집단감염

미국 미시간주 에스커나바의 빌레루드 제지공장
미시간주 에스커나바의 빌레루드 제지공장 [빌레루드 웹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오대호 인근 소도시의 한 종이공장에서 100명에 달하는 직원이 곰팡이균에 감염되는 드문 사례가 발생, 보건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11일 현지언론과 USA투데이·NBC방송 등에 따르면 미시간주 북서부 에스커나바에 소재한 제지공장 ‘빌레루드'(Billerud) 직원 90여 명이 전신성 진균 감염증 ‘블래스토마이코시스'(Blastomycosis·분아균증)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고 있다.

지역 보건 당국은 “지난 1월부터 빌레루드 직원 일부가 ‘비정형 폐렴’ 증세를 나타냈다”며 “지난 2월 28일 첫 발병 보고를 받고 조사한 결과, 폐렴이 아닌 블래스토마이코시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블래스토마이코시스는 습습한 흙이나 썩은 나무·잎새 등 자연상태에 사는 곰팡이 ‘블래스토마이시스'(Blastomyces)가 원인균”이라며 “주로 미국 중북부와 남부 특히 오대호와 오하이오강·세인트로렌스강·미시시피강 인근에서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간 인구 10만 명당 1~2건 발병 사례가 보고되는 정도다.

지역 보건 당국은 “이 병은 사람간 전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집단 발병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CDC는 “미세한 곰팡이 포자를 들이마신 경우 대다수는 아무 증상 없이 지나가지면 일부는 3주~3개월 후 열 또는 기침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그외 가슴 통증·호흡곤란·식은땀·피로·체중감소·근육통·관절통 등이 올 수 있고 드물게는 감염이 폐에서 피부·뼈·뇌·척수 등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증상의 정도와 환자 건강 상태에 따라 6개월~1년간 항진균제를 복용해야 치료될 수도 있다.

보건 당국은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는 마스크·보안경·장갑 등을 착용해 곰팡이 포자 흡입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좋다”며 “바람 부는 날 흙을 파거나 옮기지 말라. 썩은 나뭇잎을 제거하는 작업은 건조한 날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빌레루드는 1911년 설립된 ‘에스커나바 제지공장’의 후신으로 스웨덴에 본사를 둔 다국적 종이포장재 개발업체 ‘빌레루드코스나스'(BillerudKorsnäs)가 지난해 인수했다. 8㎢ 부지의 공장에 직원 830여 명이 근무하며 연간 66만 톤의 종이를 생산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