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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는 ‘테디’ 대통령 동상까지 철거?

뉴욕 자연사박물관, T.루스벨트 대통령 기마상 제거 결정

말타고 흑인·원주민 거느린 듯한 모습 백인우월주의 논란

뉴욕 자연사박물관의 입구를 80년 동안 장식해온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기마상이 인종차별 반대 여론 속에 철거된다.

‘테디’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가운데 1명으로 꼽히는 루스벨트는 조지 워싱턴, 토마스 제퍼슨, 에이브러험 링컨 대통령과 함께 사우스다코타 러시모어산에 얼굴이 새겨진 인물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조형물이 흑인과 미국 원주민들이 예속된 존재들이며 인종적으로 열등하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그리고 있는 까닭에 미국자연사박물관이 철거를 요구했다”고 21일 밝혔다.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뉴욕시는 박물관의 요구를 지지한다”며 “문제가 있는 조형물을 제거하는 게 옳은 결정이고 시기도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동상은 1940년부터 박물관의 서쪽 입구를 지켜왔다. 이 조형물은 말을 탄 루스벨트 대통령과 그 옆에 서 있는 아프리카인, 미국 원주민으로 구성된다.

이 조형물은 차별 논란 속에 시위의 표적이 돼왔다. 시위대는 2017년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기마상이 백인 우월주의, 식민주의, 가부장제의 상징이라며 피를 의미하는 붉은 액체를 기반에 끼얹고 철거를 요구했다.

미국자연사박물관은 전국적으로 확산한 인종차별 반대시위에 영향을 받아 철거를 요청했다.

엘런 퍼터 미국자연사박물관 관장은 “조지 플로이드 살해사건 후 나타난 인종정의 운동에 박물관 공동체가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인물상들이 체계적인 인종차별의 강력하고 고통스러운 상징이라는 데 점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1901년부터 1909년까지 재임한 26대 대통령으로 인물 자체가 인종차별과 직결된 것은 아니다. 퍼터 관장은 박물관 앞에 있는 루스벨트 동상에 반대할 뿐 루스벨트 전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증손자인 시오도어 루스벨트 4세는 “기마상의 구성이 루스벨트의 유산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뉴욕에 있는 미국자연사박물관의 시오도어 루스벨트 기마상[AP=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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