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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빈, 손흥민과 첫 ‘코리안 더비’…값진 경험 남겼다

세인트루이스 에너자이저 파크서 한국 축구 ‘현재’와 ‘미래’ 맞대결

9월 27일 밤 세인트루이스 FC의 홈구장인 에너자이저 파크. 경기장 위 하늘은 어느 때보다 맑았고 매진된 경기장을 메운 팬들은 특별한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전 공격수 손흥민(LAFC)과 그 뒤를 잇는 차세대 윙어 정상빈(세인트루이스)의 맞대결, 이른바 ‘코리안 더비’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정상빈은 이날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초반부터 빠른 스프린트로 상대 진영을 파고들던 그는 전반 2분 만에 LAFC 골키퍼 위고 요리스와 강하게 충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순간, 에너자이저 파크는 숨을 죽였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고 정상빈은 곧바로 일어나 플레이를 이어갔지만, 이후 좀처럼 공격 활로를 찾지 못했다.

공격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결정적 장면은 전반 24분에 찾아왔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정상빈이 오른발로 시도한 슈팅은 아쉽게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기회는 무산됐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도 홈에서 자존심을 걸고 싸웠다. 하지만 LAFC의 공격은 강했다. 전반 15분, 부앙가가 선제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가져갔고, 전반 추가시간에는 손흥민이 중원에서 치고 들어가 완벽한 오른발 마무리로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정상빈은 중반 이후 볼 소유보다 수비 가담에 더 치중했다. 후반 20분 벤치는 결국 정상빈을 교체하며 전술 전환을 시도했다. 그는 아쉬운 표정으로 벤치에 앉았고, 일부 홈 팬들은 이름을 불러주며 박수를 보냈다.

후반 15분,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수비수 4명을 상대로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키며 시즌 8호골이자 자신의 두 번째 멀티골을 완성했다. 경기장에는 그를 응원하는 한국 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정적에 휩싸였다.

정상빈이 빠진 후 세인트루이스는 결정적인 반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손흥민과 LAFC는 유효슈팅 대부분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현장에서 지켜본 세인트루이스는 조직력과 결정력 모두에서 숙제를 드러냈다. 빠른 템포로 경기를 열고, 윙포워드 중심의 전개를 시도했지만 중원과 최전방 연결이 부족했다. 정상빈은 빠른 발을 활용한 공간 침투에 집중했으나, 동료와의 호흡과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손흥민은 2골을 기록하며 이날의 승자이자 주인공이 됐고, 정상빈은 뚜렷한 활약 없이 조용히 물러났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의 ‘현재와 미래’가 미국 MLS 무대에서 맞붙은 것만으로도 한국 축구 팬들에게는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세인트루이스=이승은 기자
경기후 포옹하고 있는 정상빈과 손흥민/이승은 기자 Atlanta K Media
정상빈/St Louis CITY SC X
손흥민과 정상빈/LAFC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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