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로 중고차 팔아온 카바나, 창업후 최대 위기

5억불 적자에 직원 2500명 감축…일리노이주는 영업정지 처분

미국 시카고 근교의 카바나 '자동차 자판기'
시카고 근교의 카바나 ‘자동차 자판기’ [카바나 웹사이트]

이색적인 ‘자동차 자동판매기’를 앞세워 인지도를 높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급성장한 미국의 온라인 중고차 업체 ‘카바나'(Carvana)가 일리노이 주정부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17일 시카고 언론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총무처는 “카바나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잇따라 접수돼 조사를 하고 사업허가 중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총무처는 카바나가 차량 등록·소유권 이전 등에 관한 구매자들의 불만사항을 모두 해결하기 전까지 일리노이주에서 영업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그는 카바나가 타주에서 90일 기한의 임시 차량 등록증을 발급받아 구매자에게 주는 불법을 자행하기도 했다며 “이것으로 일리노이주 임시 차량 등록증을 대체했다”고 전했다.

이어 “차량 구매자 일부는 등록기간 만료에 따른 벌금을 물어야 했다”면서 “카바나 측과 협의해 소비자들의 손해를 보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카바나는 일리노이주의 영업정지 조치에 반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주간지 ‘바론즈'(Barron’s)는 카바나가 앞서 노스캐롤라이나·미시간·플로리다 주에서도 차량 등록 및 소유권 이전과 관련한 유사 문제를 일으켰다며 “해당 주들도 카바나에 제재를 가하거나 경고를 내린 바 있다”고 보도했다.

2012년 애리조나주 템피를 기반으로 설립된 카바나는 중고차 시장에 비대면 거래 방식을 도입, 새로운 활로를 열고 급성장했다.

2017년 4월 기업공개(IPO)를 단행했고, 2019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를 누렸다. 현재 시카고 교외도시 오크브룩을 비롯한 미국 내 32개소에서 자동차 자판기 타워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에서 차를 고르고 주문한 후 집으로 배송받거나 직접 자판기 타워에 가서 토큰을 넣고 차를 꺼낼 수 있다. 딜러샵도, 딜러도 없는 자동차 거래인 셈이다. 이들은 ‘일주일 내 반품 가능’ 조건으로 소비자를 공략했다.

그러나 금년 1분기 카바나는 사업 시작이래 처음으로 판매량 감소를 겪으며 5억600만 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2021년 같은 기간보다 적자가 6배나 늘었다고 전했다.

카바나는 지난주 직원 12%에 해당하는 2500명을 해고하고 이들의 퇴직보상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고경영진이 올해 남은 기간 급여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고차 가격 변동, 금리 인상 등이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