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공급에 달렸다…”전기차로 병목 심해질 듯”

포드, 전기 픽업트럭 생산목표 2배로 높이자 주가 20년만에 최고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도요타가 제너럴모터스(GM)의 90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판매량 1위에 오른 것은 공급망 문제에 잘 대응한 덕분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 시장 차량 판매 대수가 230만대로 전년보다 10.4% 늘었지만, 반도체 부족 사태로 여러 차례 공장 가동을 멈췄던 GM의 판매량은 12.9%나 줄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동차 시장이 언젠가는 정상화해 생산과 공급이 수요를 앞서는 전통적 패턴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전기차 전환으로 공급망 문제가 오히려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4일 전망했다.

WSJ은 배터리 원자재를 확보하는 업체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은 배터리 생산에 투자하고 광산업체들과 상대하고 있다.

반면 작은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원자재를 구하기 위한 힘든 싸움에서 패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전기차의 선구자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에 반도체 공급난에도 판매량이 100만대에 육박해 전년보다 87% 늘었다. 테슬라는 공급망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전에는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과 충전 인프라 미비 때문에 전기차 수요가 부족한 것을 걱정했지만, 이제는 공급, 그 중에서도 원자재 공급이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차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포드와 GM은 전기차 픽업트럭에 대한 높은 관심 덕분에 4일 뉴욕증시에서 나란히 주가가 급등했다.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 목표를 연간 15만대로 2배 높인다는 발표에 주가가 20여년만에 최고를 찍었다. 포드 주가는 이날 11.67% 급등한 24.31달러에 마감했다.

포드는 올봄 F-150 라이트닝 출시를 앞두고 이미 20만건의 예약을 받았다.

GM은 쉐보레 실버라도 전기 픽업트럭 공개 하루 전인 이날 7.47% 올랐다. 이 모델은 2023년 초 출시 예정으로 포드의 F-150 라이트닝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