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시대,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투자자들, 자산가치 보호 안간힘…묘수는 ‘글쎄’

인플레 헤지용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도 급락

미국의 인플레 압력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자산가치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해법이 신통치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물가상승으로 금 같은 대표적인 실물안전자산 가격이 이미 오른 터라 미국 투자자들은 가상화폐에도 눈을 돌리고 있지만, 지난주 비트코인 가격이 30% 폭락하는 등 불안정해 해법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WSJ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자산가치를 지키기 위해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달 들어 소비자물가가 예상을 뛰어넘게 큰 폭으로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위기의식은 더 커졌다. 지난 12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4.2%, 전월보다 0.8% 각각 올라 1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달 CPI 발표 직후 투자자들을 인플레에서 보호한다고 내세워왔던 품목의 자산 가격은 줄줄이 하락했다.

특히 재무부가 발행하는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Treasury Inflation Protected Security) 가격은 한 달 사이에 하루 낙폭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부동산투자신탁 주가도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TIPS는 소비자물가가 오르면 이자 지급과 원금이 자동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자산 가치를 보호하는 가장 적절한 투자대상 중 하나로 여겨진다.

투자자가 TIPS를 사들일 때 증권 수익률은 같은 만기의 일반국채보다 낮지만, 투자자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종국에는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지난 22일 기준 10년물 TIPS 수익률은 -0.826%로, 명목 10년물 국채(1.629%)보다 낮았다. 이는 TIPS가 일반 국채보다 많은 수익을 내려면 향후 10년간 CPI 상승폭이 최소 평균 2.45%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TIPS의 수익률은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특히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 경우 미미할 가능성이 크다고 WSJ는 지적했다.

또한 투자자들이 물가상승으로 연준(Fed)이 단기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할 경우 TIPS 가격은 일반국채와 함께 하락할 수도 있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은 “연준이 인플레에 맞서 금리 인상을 할 때라고 결정하면 TIPS의 실질 수익률은 인플레가 있어도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권거래소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