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건강한 비만’은 없다

혈당, 콜레스테롤 정상이어도 질병 위험 현저히 높아

비만한 사람은 혈당,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이 정상이라도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 위험이 현저히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Glasgow) 대학 보건연구소 프레더릭 호 박사 연구팀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주민 38만1363명을 대상으로 11.2년에 걸쳐 진행한 추적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2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 비만하지 않으면서 ‘대사적으로 건강한'(혈압, 혈당, 혈중 콜레스테롤이 정상) 사람(MHN: metabolically healthy non-obese) ▷ 비만하지만 대사적으로 건강한 사람(MHO: metabolically healthy obese) ▷ 비만하지는 않지만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MUN: metabolically unhealthy non-obese) ▷ 비만하면서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MUO: metabolically unhealthy obese)으로 분류했다. 체중이 표준 미달인 사람은 연구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사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혈압 ▷염증 표지 단백질인 C-반응성 단백질(CRP: C-reactive protein) ▷중성지방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장기적인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A1c) 등 6가지 중 최소한 4가지 이상이 정상인 경우를 말한다.

추적 조사 결과, MHO는 MHN보다 2형(성인) 당뇨병 발병률이 4.3배,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발병률이 18%, 심부전 위험이 76%, 호흡기 질환 위험이 28%,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발병률이 1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전체적으로 심혈관 질환과 호흡기 질환 발생률은 MUO가 가장 높고 그 다음 MUN, MHO 순이었다.

그러나 우발성 또는 치명적 심부전과 우발성 호흡기 질환 발병률은 MHO가 MUN보다 더 높았다. 이는 주목할 만한 사실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MHO의 3분의 1은 3~5년 안에 MUO로 바뀐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MHO는 MUO보다 대부분 나이가 적고 TV를 덜 보고 운동을 더 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당뇨병 연구협회(EASD: European Association for Study of Diabetes) 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 최신호에 발표됐다.

비만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