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기 회장 “보험금 문제 죄송합니다”

전직회장단 “15만여달러 수령 사실 은폐” 지적에 공식 사과

“사퇴, 탄핵 주장 무리” 중론…배기성 전 회장 1만달러 기부

지난해 전직회장-이사 기부금 전무…회관 대관료 6만불 불과

애틀랜타한인회(회장 이홍기)의 한인회관 동파 수리 보험금 15만8000여달러 수령 은폐 의혹을 논의하기 위해 전직 회장단이 지난 16일 긴급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회장단 배기성 대표와 이상호, 김경환, 최영돈, 김백규, 박영섭, 오영록, 김일홍 전 회장이 참석했다. 수령 은폐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김백규 전 회장은 “한인회장이 거액의 보험 보상금을 수령하고도 한인사회는 물론 이사회와 임원들에게도 숨긴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처음에 조사도 없이 횡령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겠지만 한인회의 위상을 너무 많이 추락시켰다”고 지적했다.

최영돈 전 회장도 “거액의 보험금 수령하고 이를 사용한 과정을 깨끗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면 보험 사기 등의 법적 문제까지 될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한 이홍기 회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회장단은 격론을 거쳐 이홍기 회장의 사퇴나 탄핵 주장에 대해 “먼저 외부 감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배기성 전 회장은 “외부 회계사를 선임해 보험금 사용 내역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고 이홍기 회장도 이에 동의했다. 배 전 회장은 현장에서 “한인회 운영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1만달러를 깜짝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자에게 “한인회에 여러가지 지적만 하고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못한 것 같아 모범을 보이는 차원에서 기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인회는 이날 수령한 보험금을 포함해 지난해 총 31만4077달러의 수입을 기록해 이 가운데 29만1758달러를 사용했다며 은행 자료와 세금보고 자료 등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인사회의 기부금은 3800달러에 불과했으며 전직 회장이나 한인사회 원로들의 기부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인회 이사들도 이사회비를 전혀 납부하지 않았고 자문과 고문단이 기부한 금액도 2000달러에 불과했다. 한 전직 회장은 “이홍기 회장의 운영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인사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한인회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 사람들도 전혀 기부를 하지 않은 것이 놀랍다”고 평했다. 이홍기 회장은 “한인사회 공청회를 거쳐 논란끝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했는데 이후 이를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인사들이 후원의 손길을 아예 끊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지난해 한인회관 임대 및 대관료는 6만4200달러였는데 반해 회관관리비로만 8만8500달러가 소요돼 회관 임대를 통한 재정 자립이 어렵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전 한인회관 관리위원회는 “임대료 인상을 위해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며 주중광 박사 내외 후원금 7만달러 가량을 음향 및 조명 장치에 사용했지만 올들어 임대 수입은 더욱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문업체에 의뢰한 것이 아니라 아마존 등 쇼핑몰에서 개별적으로 구입한 장비를 조립한 것이어서 한인회관에서 공연한 관계자들은 “음향이 이전보다 못하다”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코리안페스티벌 운영을 도왔던 한인 인사는 “회관 임대수입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소셜미디어 홍보 등이 필요하지만 한인회관의 입지상 임대료를 더 받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한인회가 제공한 지난해 수익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