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왕 남편 필립공 별세…바이든 “깊은 애도”

향년 99세…심장수술 4주만에, 사상 최장기간 ‘군주 남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에딘버러 공작)이 99세로 별세했다.

버킹엄궁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필립공이 이날 아침 윈저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떴다고 밝혔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필립공은 1921년 그리스에서 태어났으며 올해 6월이면 100세가 될 예정이었다.

그는 올해 2월 감염증 치료를 위해 입원했다가 심장수술까지 받고 약 4주만인 지난달 중순 퇴원했으나 결국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그는 여왕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 지난해부터 윈저성에서 지내왔다.

필립공은 194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결혼한 뒤 사상 최장 기간인 70여년간 군주의 남편이라는 자리를 지켜왔다.

나이에 비해 상당히 건강한 상태였으며 96세가 돼서야 왕실 공식 업무에서 은퇴했다.

여왕과 슬하에 찰스 왕세자를 포함해 자녀 4명과 윌리엄 왕자 등 손주 8명, 증손주 10명을 두었다.

그는 여왕과 결혼하며 그리스와 덴마크의 왕자 지위와 해군 경력 등을 모두 내려놨으며 1953년 여왕이 즉위한 이후 정치적 사회적 격변을 모두 함께 헤쳐왔다.

로이터 통신은 필립공이 직설적으로 말하는 해군 장교로 영국 왕실 현대화를 도운 여왕의 충성스러운 배우자라고 표현했다.

여왕은 결혼 50주년 기념 연설에서 “그는 모든 세월 동안 나의 힘이었고 의지처였다”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소식을 듣고 “크게 슬펐다”면서 “필립공은 영국과 코먼웰스(영국연방), 전 세계의 여러 세대로부터 애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필립공은 비범한 삶을 살았다”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젊은이의 삶에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필립공은 왕실이 영국인들에게 중요한 기관이 되도록 도왔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 별세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공동 명의로 성명을 내고 “미국의 모든 국민을 대표해 우리는 필립공의 별세에 대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폐하와 전체 왕족, 영국의 모든 국민에게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필립공이 99년의 생애동안 세계가 극적으로 거듭 변화하는 것을 지켜봤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 중 복무부터, 여왕과 함께한 73년, 그리고 대중의 눈에 비친 전 생애까지 필립공은 영국, 영연방 그리고 그의 가족을 위해 기꺼이 헌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십 년 간의 헌신적인 공직 봉사의 영향은 그가 고양한 가치 있는 대의, 그가 옹호한 환경적 노력, 그가 지원한 군 구성원들, 그가 영감을 준 젊은이들 등에서 분명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업적은 그의 가족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그가 형성한 모든 자선활동을 통해서도 계속 살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AFP=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9일(현지시간) 9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버킹엄궁이 발표했다. 필립공은 최근 심장 수술을 받고 퇴원했다. 사진은 2003년 6월 14일 군대 열병식 때 필립공(오른쪽)이 엘리자베스 여왕(왼쪽)과 함께 런던 버킹엄궁의 발코니에 나와 손을 흔드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