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상원 외교위원장, 알고보니 ‘거간꾼’

메넨데스, ‘자금난’ 사업자에 카타르 왕실 연결…현금·금괴·명품시계 받아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뉴저지)에게 카타르 왕실과 미국 사업가를 연결해준 뒤 금품을 받은 혐의가 추가됐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뉴욕 맨해튼연방검찰이 메넨데스 의원을 이 같은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에 따르면 메넨데스 의원은 미국 부동산개발업자와 카타르 왕실을 연결해주는 거간꾼 역할을 했다.

이후 메넨데스 의원은 수십만 달러의 현금과 금괴, 고가의 명품 시계 등을 뇌물로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메넨데스 의원은 자금난에서 벗어난 부동산개발업자와 만난 뒤 인터넷에 ‘금 1kg의 가격’을 검색하기도 했다.

카타르 왕실이 뉴저지의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투자한 것은 메넨데스 의원의 의정활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왕실이 부동산업자와 자금 투입 문제를 논의할 당시 메넨데스 의원은 의회 등 공개적인 장소에서 카타르 정부에 대한 지지 발언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추가 혐의에 대해 메넨데스 의원의 변호인은 “검찰의 기소 내용은 아무런 증거도 없는 추측에 불과하다”며 “메넨데스 의원은 카타르 등 의정활동과 관련한 외국 정부와의 접촉에서도 적절하게 행동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메넨데스 의원은 지난해 9월 뇌물 수수와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메넨데스 의원 자택에서 55만 달러(약 7억2000만 원)의 현금과 함께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 상당의 금괴 13개를 압수했다.

메넨데스 의원은 자신에게 뇌물을 준 이집트계 사업가와 이집트 정부의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이집트에 외교 정보를 넘겨준 혐의를 받았다.

메넨데스 의원은 피소 후 상원 외교위원장 자리에선 스스로 물러났지만, 의원직은 유지하고 있다.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과 부인 내딘 [AP 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