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 피해 한인 업주 “가게 보다 생명 중요”

시카고 데이비드 최씨 “큰 그림 봐야…인종문제 해결 필요”

“내 가게에 있는 모든 것은 교체하면 된다. 하지만 생명이 무분별하게, 정기적으로 죽어가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미국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시위가 격렬하게 일어났던 지난 주말, 약탈 피해를 입었던 어느 한인 푸드체인 설립자가 한 말이다.

일리노이주 시카고 시내에서 ‘서울 타코’를 운영하는 데이비드 최는 지난 1일 CBS시카고에 출연해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 불의와 인종 불평등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렬했던 무렵, 지난달 31일 아침 최씨는 가게 문과 창문이 파편 더미가 되고 평면 TV는 파손됐으며 현금 출납기와 아이패드 몇 개가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최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두 달 간 휴업한 뒤 영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던 참이었다. 하지만 약탈 피해로 인해 영업 재개는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서도 그는 부서진 매장 유리를 판자로 막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출해야만 했다. 최씨는 NBC 인터뷰에서 “우리 쪽에서는 참혹하고 좌절스러운 상황이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최씨는 시위대의 분노를 이해한다며 인종차별과의 싸움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건 좌절감을 다루는 방식이 아니다”며 폭력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면서도 “나는 부당함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진정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우리 흑인과 소수 커뮤니티의 생명은 중요하고 대체되지 않는다. 그것이 이 상황의 원인이자 결과”라며 “우리는 이 잔해를 치우고 또 다른 날을 살아가며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웃들이 함께 잔해를 치우기 위해 빗자루와 청소기를 들고 왔다. 어떤 사람들은 판자로 유리를 막는 것을 도왔다. 한 시민이 서울타코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온라인 모금 페이지에는 한국시간 5일 오후 4시 현재 4440달러(약 536만원)가 모였다.

‘서울타코’ 체인 설립자 데이비드 최 <페이스북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