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미국 결항 승객에 손해배상하라”

기체 결함으로 12시간 지연…한국 법원 “정신적 고통 인정”

기체 결함으로 항공편이 결항해 12시간 이상 미국에서 발이 묶인 아시아나항공 승객들이 항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1·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23일 한국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5부(박태안 부장판사)는 아시아나항공 승객 67명이 1인당 100만원을 배상하라며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 등은 아시아나 항공편을 이용해 2018년 9월 24일 오후 11시 30분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26일 오전 4시 30분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기체에 결함이 생겨 정비하는 과정에서 운항이 지연됐고, 승객들은 대체 항공편으로 11~18시간 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불편을 겪었다.

1심 재판부는 “원고들이 항공편의 예정된 출발 시각보다 11시간에서 18시간 지연된 후 출발해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므로, 오랜 시간 대기하고 예정된 일정을 변경할 수밖에 없는 등의 이유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항공편 지연으로 인한 손해 방지를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했다”며 면책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1인당 배상 금액으로는 성인 원고들은 50만원, 미성년 원고는 30만원이 적당하다고 봤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판결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