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증오 멈춰라”…샌프란시스코서 3천명 행진

애틀랜타 총격사건 희생자 추모식도 함께 열려

27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시스코 유니언스퀘어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폭행에 반대하는 행진을 벌인 사람들이 모여 있다. [김진덕·정경식재단 제공=연합뉴스]

27일 샌프란시스코 유니언스퀘어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폭행에 반대하는 행진을 벌인 사람들이 모여 있다. [김진덕·정경식재단 제공=연합뉴스]

애틀랜타의 마사지숍 총격 사건 등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빈발하는 가운데 27일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반아시아계 증오·범죄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행진이 열렸다.

위안부·독도 운동을 벌여온 김진덕·정경식재단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한인회들, 중국계 미국인 중심의 위안부 인권단체 ‘위안부정의연대'(CWJC)는 이날 ‘애틀랜타 총격 사건 피해자 추모식 및 아시안 인권을 위한 평화 시위·행진’ 행사를 개최했다.

이들은 먼저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져 있는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메리스퀘어 공원에서 추모식을 열고 총격 사건에 희생된 피해자들을 기렸다.

이들은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 “인종차별 반대, 성차별 반대, 폭력을 멈춰라”, “나쁜 날은 증오 범죄를 정당화하지 않는다”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27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메리스퀘어에서 사람들이 애틀랜타 총격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추모식을 하고 있다. [김진덕·정경식재단 제공=연합뉴스]

27일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메리스퀘어에서 사람들이 애틀랜타 총격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추모식을 하고 있다. [김진덕·정경식재단 제공=연합뉴스]

흑인인 런던 브리드 시장도 유니언스퀘어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이 폭력(반아시아계 폭력)을 중단시키기 위해 우리는 함께 힘을 합칠 것”이라며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시가 경찰의 순찰 활동과 치안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김진덕·정경식재단의 김한일 대표는 “오늘 행진에 참가한 인원이 3천여명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증오에 항의하는 시위의 규모가 커진 것은 샌프란시스코에 대규모의 중국계 공동체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중국계 할머니가 산책을 하다 30대 백인 남자로부터 아무 이유 없이 폭행당하는 등 아시아계를 노린 증오범죄가 발생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인구의 약 35%는 아시아계로 알려져 있다.

김한일 대표는 한편 이날 브리드 시장에게 광복절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해달라고 초청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김한일 대표와 김순란 김진덕·정경식재단 이사장, 이정순 미주한인회 총연합회 전 회장, 이석찬 미주한인회 총연합회 서남부연합회장, 이수복 임마누엘 장로교회 목사, 곽정연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 박승남 실리콘밸리 한인회장, 릴리언 싱 전 판사, 줄리 탱 전 판사 등이 참석했다.

김한일(오른쪽) 김진덕·정경식재단 대표와 김순란(왼쪽) 이사장. [김진덕·정경식재단 제공=연합뉴스]

김한일(오른쪽) 김진덕·정경식재단 대표와 김순란(왼쪽) 이사장. [김진덕·정경식재단 제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