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자 10명 중 9명, “일터복귀 낙관”

연준, 연례 가구조사…실직 충격, 저소득·저학력층 집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인 가계의 재정압박이 한층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일 전했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연례 ‘가구경제·의사결정 조사'(SHED)에서 공중보건 위기 초기 국면에서 많은 미국인의 재정적 어려움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1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지만, 최근의 코로나19 사태 충격을 반영하기 위해 지난 4월 3~6일 1천여명의 추가조사를 거친 결과다.

조사 결과, 지난 2월까지 일자리가 있었던 미국인의 약 20%가 3월부터 4월 초 기간 일자리를 잃거나 무급휴직에 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근로시간이 줄어든 근로자는 6%였다.

다만, 실직자의 절대다수는 일터 복귀를 낙관했다.

응답자의 90%는 “언젠가는 기존 일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고 답변했다. 77%는 고용주로부터 구체적인 복직 시점을 전달받지는 못한 상태였다.

지난주 발표된 ‘4월 고용보고서’ 내용과도 맥이 닿는 결과다.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실직자의 78.3%에 달하는 1810만명은 자신의 상태를 ‘일시 해고'(temporary layoff)로 분류했다.

각종 청구서의 지급능력에 대해선 응답자의 80%가량이 “지불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일자리를 잃거나 근무시간이 줄어든 계층에서는 그 비율이 64%로 떨어졌다.

실업대란의 충격은 저소득층과 저학력층에 집중됐다.

일자리를 잃거나 근무 시간이 줄어든 비율은 연소득 4만 달러 이하 계층에서 39%에 달했다, 연소득 4만~10만 달러 계층에서는 19%,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인 계층에서는 13%에 그쳤다.

3월 마지막주 기준으로, 53%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답변했는데 그 비율이 학사 학위 계층에서는 63%에 달했지만 고졸 이하 계층에서는 20%에 불과했다. 고학력층일수록 재택근무 방식으로 일자리를 유지하는 비율이 높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싱크탱크 화상 연설에서 “최근 연준 조사를 보면, 연소득 4만 달러 이하인 미국 가구 가운데 40%가 2월 이후로 실직했다”고 간략히 설명한 바 있다.

연준은 보고서에서 “경제활동 셧다운의 초기 단계에 이뤄진 조사이다 보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전체 충격을 반영하지는 못한다”고 부연했다./연합뉴스

실업수당 청구서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