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주범” 입증

“음주하면 사회적거리 없다”…영국 봉쇄령 해제로 재확인

“인파몰려 거리두기 불가능…마스크 쓴 사람도 거의 없어”

영국에서 3개월 만에 펍(술집)이 영업을 재개하자 우려했던 대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지침이 거의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잉글랜드·웨일스 경찰연맹의 존 앱터 회장은 “술에 취한 이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고 일간 가디언과 BBC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펍 영업이 재개되면서 런던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소호 거리가 이른 시간부터 인파로 북적였다.

올드 컴프턴 스트리트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시민은 사람들이 토요일인 4일 낮 1시께 모여들어 저녁 무렵엔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이들이 거리에 넘쳐났다고 묘사했다.

그는 “아무도 마스크를 쓰거나 거리를 두지 않았다”며 “솔직히 그렇게 많은 사람이 거리에 모인 상태에서 (거리두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다만 음주로 인한 범죄 발생을 우려해 새해 전야 수준으로 경찰력과 병원 응급실이 증강됐으나, 예상처럼 많은 사고가 벌어지진 않았다고 지역 경찰은 전했다.

런던경찰청의 바스 자비드 서장은 소수의 펍만 거리두기 문제로 문을 일찍 닫았다면서도 “대다수는 지침을 준수하며, 계속해서 주의를 늦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비드 서장은 인파가 몰린 소호나 포르토벨로에 많은 인파가 모였지만 별다른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데번과 콘월 지역 경찰은 전날 저녁에 술과 관련해 1천 건에 달하는 신고 전화가 왔다고 밝혔으며, 노팅엄셔 북부 지역 경찰도 일부가 체포되기는 했지만, 대다수는 책임감있게 행동했다고 전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최고 책임자인 사이먼 스티븐스는 이날 “다행히도 (술집이 문을 연) 전날에 사람들이 두려워하던 모습이 나타나진 않았다”고 말했다.

맷 행콕 보건부 장관은 “대다수의 시민이 옳은 일과 사회적으로 거리두기를 지켰다”면서 “일부 대조적인 모습도 있었지만, 아주 많은 이들이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규칙이 지켜지지 않고, 바이러스 통제에 필요하다면 정부는 더 강력한 규제 조치 시행도 불사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4일 인파가 가득한 런던의 소호 거리를 지나는 자동차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