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유 ‘ARM’ 도대체 무슨 회사이길래?

소프트뱅크, 엔비디아에 400억달러에 매각 추진

스마트폰 반도체 독점…콧대높은 애플도 로열티

계약 성사되면 반도체 분야 사상 최대규모 기록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그룹이 영국계 반도체 디자인기업 암(ARM) 홀딩스를 400억달러(약 47조원)가 넘는 가격에 미국 그래픽칩 제조기업 엔비디아에 매각하는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암과 엔비니다아가 지난 몇주 동안 인수협상을 가졌으며 다음주 초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암은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설계한 업체로 지난 2016년 소프트뱅크가 320억달러(약 38조원)에 매입했다. 400억달러 이상에 매각 계약이 타결되면 반도체 분야에서 사상 최대 규모 거래가 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컴퓨팅, 비디오게임 등 영역에 도입되면서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 분야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100% 이상 급등하면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에서도 가장 좋은 실적을 낸 종목이다.

암은 반도체 칩과 소프트웨어 간 명령 전달에 대한 기본구조 설계에 특허를 갖고 있다. 암이 설계한 명령어 구조는 자체 칩을 생산하는 애플조차도 이용하고 있다.

업계는 엔비디아의 암 인수로 이같은 특허 이용에 제한이 생길 경우 삼성전자와 인텔 등 주요 칩제조업체에서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또한 반독점 규제당국의 감시가 강화될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앞서 지난 7월 WSJ는 소프트뱅크가 암을 전부 또는 부분 매각하거나 기업공개(IPO)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암은 핵심 반도체 IP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사물인터넷 서비스 사업부 2부문을 새로운 법인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가 이후 철회했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한 달여 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테슬라·알파벳 등 주요 기술주 현물과 콜옵션을 40억달러(약 4조7400억원)어치씩 대량 매입·매도해 나스닥 지수의 급등락을 일으킨 이른바 ‘나스닥 고래’로 지목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를 통해 최소 30억~40억달러 상당의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RM의 지분은 소프트뱅크가 75%, 자회사 비전펀드가 25%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