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커뮤니티와 접점 찾으러 애틀랜타 선택…한국어 진료·신규 환자 접수 중
애틀랜타 한인 커뮤니티 규모는 꾸준히 커지고 있지만, 한국어로 편하게 상담할 수 있는 소아과 의사는 여전히 손에 꼽힌다.
아이 증상을 영어로 설명하다 뭔가 빠뜨린 것 같은 찜찜함, 의사 말을 정확히 이해한 건지 모르는 채 진료실을 나서는 경험은 적지 않은 한인 부모들이 공감하는 장면이다.
지난해 스와니 존스크릭 소아과(Pediatric Associates of Johns Creek)에 고윤희(영어명 Amy Ko) 닥터가 합류했다.
아이 건강문제를 걱정하는 한인 부모들이 많은 애틀랜타를 선택했다. 30대 중반의 나이로, 아이를 키우는 한인 부모들과 눈높이가 같다. 한국어와 영어 모두 구사하며 현재 신규 환자를 받고 있다.
◇ 한인 부모들과 같은 눈높이…”한국어로 하세요”
고 닥터가 진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커뮤니케이션이다.
“증상만 보고 끝내는 진료는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아이와도, 부모님과도 충분히 이야기해야 성장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문제들을 잡아낼 수 있어요.”
특히 한인 부모들 특유의 패턴을 잘 안다. 의사 앞에서 “다 괜찮아요”라고 하고 마는 것. 걱정은 있는데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라 그냥 넘기는 것. 같은 또래 부모로서, 그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충분히 이야기하다 보면 처음에 말씀 안 하셨던 부분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게 사실 제일 중요한 정보일 때가 많습니다. 부담 갖지 마시고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한국어밖에 못 하시는 할머니가 손주를 데리고 오실 때, 진료실 문을 열고 한국말 인사를 들으면 표정이 달라진다고 했다. 고 닥터는 그 순간을 진료의 출발점으로 본다. 말이 통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된 셈이다.
◇ 한인 아이들, 진료실에서 보이는 것들
고 닥터는 한인 환자들을 진료하며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패턴들이 있다고 했다. 진단명보다 배경이 먼저다.
한인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우울증이 생각보다 흔하다. 학업 압박과 또래 관계에서 오는 정서적 어려움인데,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탓에 부모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말이 없어졌거나 예민해졌다면, 단순한 사춘기로만 보지 말고 한 번쯤 전문가와 이야기해볼 필요가 있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엔 밥을 잘 못 먹거나 또래보다 성장이 유독 더딘 경우로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성장 문제는 X레이로 성장판을 직접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호르몬 전문의에게 연결해 추가 치료로 이어질 수도 있다. “조금 작은 것 같은데 괜찮겠지”라고 넘기기보다 한 번 확인해 보는 것이 낫다는 게 고 닥터의 조언이다.
자폐 스펙트럼과 ADHD에 대한 인식은 예전보다 많이 열려 있지만, 한인 가정에서는 여전히 진단을 숨기거나 혼자 감당하려는 경우가 있다. 고 닥터는 이 부분에서 말을 아끼지 않는다. 일찍 발견하고 도움을 받을수록 아이에게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 숨길 이유가 없다는 것. 부모가 먼저 마음을 열어야 아이도 제때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 소아과를 선택한 이유
2019년 작고한 닥터의 친할머니는 한국에서 산부인과와 가정의 두분야의 전문의로 오랫동안 개업의를 했고, 서울시 중량구 보건소장으로 봉사했던 한국의 1세대 여의사다. 그러나 자라면서 할머니에게 의사가 되라는 말은 한 번도 듣지 못했다.
“사명감이 없으면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 말이 오히려 스스로 더 오래 생각하게 만들었죠.”
메사추세츠주 명문 웰즐리 칼리지(Wellesley College) 에서 생물학 전공 후 보스톤 아동병원 (Boston Children’s Hospital)에서 혈액암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병원에서 자원봉사 경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소아과의 길로 들어섰다.
텍사스의 University of the Incarnate Word 의대를 졸업하고 Baylor College of Medicine에서 수련의/레지던트를 마쳤다. 샌안토니오에서의 수련의 과정을끝내고 작년에 가족이 있는 애틀랜타로 왔다.
고윤희 닥터는 미국소아과 전문의로 미국소아과 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의 정회원이다.
소아과를 택한 이유를 묻자 답이 빨랐다.
“갓난아기를 처음 만나서, 100일 되고, 걷고, 학교 가는 것까지 같이 볼 수 있잖아요.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게 소아과만의 특권이라고 생각해요.”
소아과 의사는 아이의 생애에서 가장 긴 시간을 함께하는 의사다. 태어난 직후 첫 진찰부터 시작해, 예방접종을 맞을 때마다, 열이 날 때마다, 키와 몸무게를 잴 때마다 옆에 있다. 다른 어떤 전문과도 한 사람의 성장을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지는 않는다. 고 박사에게 그 시간은 단순한 진료 기록만은 아니다.
◇ 진료실 밖에서도 의료는 이어집니다
고윤희 닥터는 진료실 안에만 있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한인 부모들을 위한 건강 세미나, 자녀 발달과 관련한 정보 공유 자리를 직접 만들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언어 장벽 없이, 궁금한 것을 제때 물어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커뮤니티 의사의 역할이다.
“자녀 건강 때문에 궁금한 게 있으시면 오세요. 한국어로 충분히 설명해 드릴 수 있어요.”

◇ 병원 소개
Pediatric Associates of Johns Creek (홈페이지 https://www.pajc4kids.com/ , 전화 770-476-4020)
4310 Johns Creek Pkwy, Suite 150, Suwanee, GA 30024
한국어·영어 진료 | 신규 환자 접수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