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자 테니스 대세, 이제는 일본

오사카 나오미 기량도, 수입도 월등…’포스트 윌리엄스 선두주자’

최근 4년간 메이저 3회 우승 최다, 프랑스오픈-윔블던성적 아쉬움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지는 여자 테니스에서 오사카 나오미(23·일본)가 최강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오사카는 12일 뉴욕에서 끝난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빅토리야 아자란카(31·벨라루스)를 2-1(1-6 6-3 6-3)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이로써 오사카는 2018년 US오픈, 2019년 호주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여자테니스는 2000년대와 2010년대에 걸쳐 시대를 평정한 세리나 윌리엄스(39·미국)가 2017년 딸을 낳은 이후 이렇다 할 ‘강자’가 등장하지 않았다.

2017년 1월 호주오픈에서 윌리엄스가 우승한 이후로는 거의 매 대회 메이저 대회 챔피언의 얼굴이 바뀌는 양상이 되풀이됐다.

2017년 프랑스오픈부터 이번 US오픈까지 메이저 대회 2회 연속 우승한 선수는 2018년 US오픈과 2019년 호주오픈의 오사카가 유일하다.

특히 오사카는 이번 우승으로 윌리엄스 이후 춘추전국시대를 끝낼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2017년 프랑스오픈부터 이번 US오픈까지 13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2회 이상 우승한 선수는 오사카(3회) 외에는 시모나 할레프(2회·루마니아)가 유일하다.

현재 세계 랭킹 1위 애슐리 바티(호주)와 2위 할레프는 이번 US오픈에 나오지 않았다.

바티는 이달 말 개막하는 프랑스오픈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불참하기로 했다.

US오픈 이전에 세계 랭킹 9위였던 오사카는 이번 우승으로 순위를 3위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흐름으로 보면 오사카와 할레프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한 수 위의 기량을 발휘하는 가운데 39세 노장 윌리엄스도 메이저 대회에서는 항상 우승 후보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는 선수로 평가된다.

오사카는 키 180㎝로 큰 편이고 파워 역시 투어 정상급이다.

이번 US오픈에서 기록한 서브 에이스 41개와 서브 최고 시속 193㎞는 모두 윌리엄스(70개·199㎞)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다만 오사카로서는 하드코트 대회인 호주오픈과 US오픈 강세와 비교해 클레이코트인 프랑스오픈과 잔디 코트 윔블던에서는 16강에 든 적도 없다는 점이 아쉽다. 할레프와 상대 전적에서도 1승 4패로 밀린다.

이미 오사카는 수입 부문에서는 모든 종목을 통틀어 1위에 올랐다.

올해 5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스포츠 선수 연간 수입 순위에서 오사카는 지난해 6월부터 최근 1년 사이에 3740만달러(약 444억원)를 벌어 1위를 차지했다.

이 부문 2위는 윌리엄스의 3600만달러였다. 오사카의 3740만달러 연간 수입은 이 조사 역사상 여자 선수 최고액 기록이 됐다.

오사카로서는 이달 말 프랑스오픈 결과가 자신의 ‘대세론’을 입증하는 관문이 될 전망이다.

우승컵에 키스하는 오사카
[로이터=연합뉴스] Mandatory Credit: Robert Deutsch-USA TODAY Sports TPX IMAGES OF THE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