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나스닥 상장

우회상장 통해 9년만에 증시 ‘컴백’

미국의 유명 성인 잡지 회사인 플레이보이가 9년 만에 뉴욕 증시에 복귀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플레이보이는 1일 성명을 내고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 방식으로 재상장된다고 밝혔다.

플레이보이가 지난 2011년 창업자인 고 휴 헤프너와 사모펀드인 리즈비 트라버스의 합의에 따라 비공개 회사로 전환한 지 9년 만이다.

이번 재상장은 올해 초 설립된 스팩인 마운틴크레스트가 플레이보이를 인수한 뒤 새로운 합병 회사를 나스닥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새 합병 회사의 이름도 플레이보이다.

스팩이란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하는 명목 회사(페이퍼컴퍼니)로,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비공개 회사를 통상 2년 안에 인수한다. 최근 미국에서 비공개 회사의 우회 상장 통로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마운틴크레스트는 올해 IPO를 통해 5800만달러(약 678억원)를 모았고, 이후 기관투자자들에게 보통주를 매각해 5000만달러(약 585억원)를 추가 조달하기로 했다.

플레이보이의 재상장 절차는 내년 1분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벤 콘 플레이보이 최고경영자(CEO)가 합병 회사를 계속 이끈다.

이번 합병 과정에서 플레이보이의 기업 가치는 4억1500만달러(약 4851억원)로 평가됐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비공개 회사 전환 후 잡지 판매가 더욱 줄어든 플레이보이는 올해 초 1953년부터 시작된 인쇄판 잡지 발행을 67년 만에 중단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콘 CEO는 마운틴크레스트와의 합병으로 1억달러 이상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자상거래, 여성 속옷, 성인용품 사업 확대에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플레이보이는 지난 2017년 창업자 헤프너의 사망 후 기존 잡지 출판보다는 브랜드 라이선스 등 다른 사업에 더 주력해왔다.

플레이보이 창업자 휴 헤프너의 생전 모습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