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가 폭동으로’…흑인 사망 항의시위 과격화

상점 약탈, 관공서 파괴도…LA, 멤피스로 확산

40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강압적으로 체포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미국 경찰에 대한 분노가 폭동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 보도했다.

27일 저녁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이틀째 격렬 시위가 벌어져 진압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이들의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 일부는 상점을 약탈하고 공공기물을 부수었고 자동차와 상점, 집들이 불탔다.

경찰청장은 시위대의 대다수는 평화적이었지만 파괴 행위를 하는데 주력한 핵심 시위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폭력 시위는 다른 도시로도 번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테네시주 멤피스 등에서도 과격 시위가 일어났다.

지난 25일 플로이드를 경찰들이 체포하는 과정에서 한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누르는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졌다. 한 행인이 찍은 이 영상에서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고 수차례 힘없는 목소리로 애원했고 행인들도 말렸지만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메다리아 아라돈도 경찰서장은 희생자 가족에게 사과하면서 경찰이 이번 흑인 남자 사망 전부터 미니애폴리스 시 전역의 ‘희망의 결핍’에 기여했다고 자기반성의 말을 내놓았다.

하지만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되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피해자의 남동생 필로니즈 플로이드는 2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흑인 남성이 죽는 걸 보는 데 지쳤다”면서도 사람들의 분노를 이해하지만 시위자들이 평화롭게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시위대에 폭력과 약탈행위를 말라고 촉구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항의할 권리가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는 법률에 따라 평화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에 연루된 미니애폴리스의 경찰관 4명은 영상이 공개된 후 해고되었다. 수갑을 찬 플로이드가 엎드린 채 신음하며 “숨을 못 쉬겠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그가 몸이 축 늘어져서야 제압을 멈췄고 플로이드는 얼마 후 병원에서 사망했다.

미니애폴리스 시가 현장/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