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지지율 상승 이유는…입법·유가·트럼프

최근 지지율 뚜렷한 반등…대법원 낙태금지 판결도 한몫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 [AP=연합뉴스]

NBC 방송이 지난 9∼13일 조사해 18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5%였다.

이는 NBC의 지난달 같은 조사보다 3%포인트 오른 수치로, NBC 조사에서 작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이었다.

AP통신이 지난 9∼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7월 조사 때보다 무려 9%포인트 오른 45%를 찍었다.

그간 침체기에 빠졌던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왜 반등하고 있을까.

우선 잇따른 바이든표 입법 승리를 꼽을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작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 극복을 위해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구조계획법안'(American Rescue Plan)을 의회에서 통과시키며 대규모 예산법안 처리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가을엔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법안도 통과시켰다.

작년 하반기엔 3조5000억 달러의 ‘더나은 재건(BBB) 법안’을 내놨지만 의회에서 처리가 여의치 않자 규모를 대폭 줄여 7400억 달러 지출 계획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을 처리했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후변화 관련 예산 법안으로 큰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불이익 논란을 야기한 바로 그 법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9일 “공화당은 IRA가 인플레를 더 악화할 것이라고 반대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민주당이 선거 공약을 이행할 수 있다는 것을 지지층에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간선거의 구명밧줄로 본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하원선거위원회(DCCC) 수석 고문 앤트후안 시라이트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대통령의 입법 의제가 매우 인기 있을 뿐 아니라 상당 부분 실현되고 있다는 측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휘발유 가격 하락도 바이든에겐 호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균형으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6월 갤런당 전국 평균 5달러를 넘었지만 이날 현재 평균가는 갤런당 3.68달러로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가 하락을 유도하고자 지난 3월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했었다. 더힐은 “방출이 종료되면 어찌 될지 알 수 없지만, 방출 자체는 바이든에게 정치적 압력을 어느 정도 덜어줬다”고 평가했다.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각은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촉발하면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는 공화당 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화당의 중간선거 예비선거에 지지 후보를 거듭 발표하면서 지난 대선이 도난당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 미 연방수사국(FBI)의 자택 압수수색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적 처벌 위험에 처하고, 바이든도 이 틈새를 노려 트럼프의 주장을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해 비판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트럼프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아졌다.

전날 공개된 NBC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작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34%를 보였다.

한 공화당 전략가는 “많은 이들이 지금 트럼프를 떠올리고 있고 이는 바이든이 상대적으로 더 나아 보이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의 낙태 금지 판결은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호재가 될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이미 자리 잡았다.

판결 이후 보수 텃밭인 캔자스주에서 낙태권 보호 조항을 삭제하려는 주 헌법 개정안이 부결됐고, 뉴욕주 19선거구 보궐선거에선 낙태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를 눌렀다.

지난주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등록 유권자의 62%가 낙태 합법화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이후 낙태 의약품 및 응급 피임에 대한 접근을 보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낙태권 옹호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