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 업체 감원에 인도계 ‘날벼락’, 왜?

빅테크 구조조정 바람에 직격탄…비자문제에 추방 우려도

미국 내 IT 업종에 대거 취업해있던 인도계 인력들이 현지 빅테크 기업 감원 바람에 휘말리면서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이들은 동시에 비자 문제로 추방될 위기에도 몰렸다고 BBC방송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 플랫폼에서 여성 엔지니어로 근무해온 서비 굽타는 이달 9일 해고를 통보받았다.

굽타는 전문직 취업비자(HI-B) 등을 연장하면서 15년 넘게 미국에서 일해왔지만 이번 해고로 60일 내에 비자 신청을 이전해줄 새 고용주를 찾지 못하면 추방될 수 있다는 생각에 힘겨워하고 있다.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메타에 몇 주 전 취업한 나먼 카푸르도 해고 통지서를 받고 비슷한 고민에 휩싸여있다.

카푸르가 현재 보유한 비자로는 실직 시 90일간만 체류가 허용된다.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근무하다가 이달 들어 역시 해고를 통지받은 소먀 아여르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아여르는 특기자 비자(O-1)를 갖고 있지만, 실직 후 60일간만 체류가 허용된다. 아여르는 “친구 부부도 같은 날 실직했다”며 “모두가 같은 신세여서 서로 위로를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 메타, 스트라이프, 세일즈포스, 리프트 등 테크기업들이 최근 대규모 감원에 나서면서 발생한 수만명의 실직자 중 인도계 인력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집계돼있지 않다.

다만 미국에 진출한 인도계 IT 인력이 워낙 많은 만큼 현지 인도 교민 사회가 느끼는 충격도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이민법률 관련 전문가로 활동하는 스와티 캔덜워는 “상담 요청이 늘었다”며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의 불안을 키우는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비자 문제가 꼽힌다.

한정된 기간에 새 일자리를 못 찾을 경우에는 출국했다가 새 고용주를 찾은 뒤 후속 절차를 거쳐 입국할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캔덜워는 설명했다.

실제 인도에서는 미국 영사관의 비자 면접 대기 시간이 심한 경우 800일에 달하기도 한다고 BBC는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