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식 취합검사법 도입 논의

시간·비용 절약하고 코로나 예방에도 효과적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능력을 높이기 위해 ‘검체 취합검사법'(Pool Testing)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2일 보도했다.

집단검사(Batch Testing)로도 불리는 이 검사법은 시간과 자원을 아끼기 위해 한꺼번에 여러 명의 검체를 섞어 검사한 뒤 음성이 나오면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음성으로 간주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확산 위험에도 불구하고 2일 캘리포니아 주 산타모니카 해변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 산타모니카 등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안의 모든 해변과 부두는 3일부터 다시 폐쇄된다. [산타모니카 AFP=연합뉴스]

반면 양성이 나오면 남은 검체로 개별적인 재검사를 실시해 누가 양성인지를 찾아내면 된다.

더힐은 행정부 당국자들이 그동안에도 취합검사를 검토했지만, 지난주부터 좀 더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환자 증가세가 주춤하는가 싶다가 최근 남부 주를 중심으로 급등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인 데비 벅스는 지난달 29일 주지사들과 전화 간담회를 하면서 이 전략을 논의했다. 당시 벅스 조정관은 주들이 취합검사를 채택하도록 독려하진 않았지만 장점과 가치에 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렛 지로어 보건복지부(HHS) 차관보는 최근 취합검사가 9월까지 매월 최대 6천만 회의 검사 수행을 도울 수 있음을 장점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2일 부통령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행정부가 조만간 전국적인 취합검사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보건복지부는 각 주가 취합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가장 유용한 상황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고 필요할 경우 기술적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더힐은 전했다.

취합검사는 현재 한국에서도 활용하는 방법이다.

한국은 지난 4월 최대 10명의 검체를 한꺼번에 검사하는 취합검사를 도입해 요양병원, 기업, 유치원, 기숙사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국방부는 훈련병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과 예방에 활용 중이다.

이는 취합 검사가 증상은 없지만 감염 예방을 위해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한 시설 이용자나 입소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선별하는 데 유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취합 검사법은 과거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포함해 다른 바이러스성 발병 때 대규모 검사를 위해 사용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너무 많은 검체를 한꺼번에 취합할 경우 양성이 섞여 있음에도 음성으로 판정되는 잘못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