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탱크 관통’ 열화우라늄탄 우크라에 제공”

WSJ, 당국자 인용 보도…”격론 끝 승인 전망”

에이브럼스 전차 포탄용…’방사능 우려’ 논란

에이브럼스 전차
에이브럼스 전차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이 격론을 거친 끝에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 제공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WSJ는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에이브럼스 전차를 어떻게 무장할지 수주간 논의해왔으며, 결국 열화우라늄탄을 보내기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열화우라늄탄 제공을 승인하기까지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열화우랴늄탄은 우라늄 농축 과정에서 발생한 열화우라늄을 사용한 전차 포탄으로, 빠른 속도로 발사돼 먼 거리에서도 적군 전차의 장갑을 관통할 수 있어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경우 러시아 전차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백악관의 일부 관리들은 열화우라늄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면 미국 정부가 인간과 환경에 유해한 무기를 제공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을 우려했다.

열화우라늄탄은 방사능은 비교적 약하지만 매우 무거운 중금속이므로 화학적 독성이 강하며, 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고 환경 오염 우려도 있어 논란이 되는 무기다.

이같은 논의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를 탈환하기 위한 대반격에 나선 가운데 진행됐다.

열화우라늄이 포함된 포탄
열화우라늄이 포함된 포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가 최대한 대반격에서 성과를 내도록 해서 평화 협상이 개최될 경우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미국의 목표라고 전했다.

열화우라늄탄 제공 논의가 시작한 것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에이브럼스 전차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은 전차 지원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신형 M1A2 대신 이미 재고에 있는 구형 M1A1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으나, 전차에서 어떤 포탄을 사용하느냐는 결론 내리지 못했다.

그 사이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챌린저 전차의 탄약에 열화우라늄탄을 포함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이 지난 3월 이같이 열화우라늄탄 지원 입장을 밝히자 즉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 집단이 핵을 포함한 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는 그에 상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정부는 여전히 우크라이나가 요구하고 있는 집속탄 지원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국방부 일각에서는 집속탄 지원을 찬성하지만 백악관과 국무부는 집속탄은 불발탄이 땅속에 머물러 있다가 전쟁 후 민간인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으로 반대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