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가을 코로나19·독감 백신 동시접종 추진

코로나·독감 동시유행 막으려…FDA·CDC 시행 구체안 내달 결정할 전망

일각선 의문 제기…”반복적 예방접종이 오히려 백신 효과 떨어뜨릴 수도”

미국이 올가을 코로나19 백신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연방 보건당국과 과학자들은 겨울철 코로나19, 독감 동시 유행에 대비해 미국인이 가을에 약국이나 병원, 방문진료소와 같은 장소에서 두 가지의 백신을 한 번에 접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누가 동시접종의 대상자가 될지, 백신 용량은 어떻게 할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내달 식품의약국(FDA) 과학자문단 회의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이런 계획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연간 단위의 정례적 접종 방식으로 바뀔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백신 제조사들은 전세계에서 지배종이 된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코로나19 백신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아직 신제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당국이 계획하는 가을 동시접종에는 새 제품이 쓰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을 동반하는 이번 동시접종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친 국민이 새로운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받아들일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캠페인을 펼칠 만큼 충분한 백신을 확보할 수 있는지, 모든 미국인이 추가접종(부스터샷)이 필요한지 등 아직 따져볼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CDC 자문위원인 매튜 데일리 카이저 퍼머넌트 콜로라도 보건연구소 박사는 “적은 효용을 위해 추가접종을 검토하는 것은 우리가 효과적인 백신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전국적인 접종 캠페인으로 인해 약사와 공중보건 종사자들이 불필요하게 지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뉴욕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의 면역학자인 플로리안 크래머는 “독감 백신을 한해만 접종한 사람이 두해 연속 접종한 사람보다 더 강한 면역력을 키운다”면서 반복적인 접종이 오히려 백신 효과를 약화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NYT는 의회가 코로나19 자금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어 보건당국이 가을 접종 예산을 제시간에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세라 로벤하임 미 보건복지부 차관은 “긴급한 추가 지원 없이는 가을에 추가접종을 원하는 미국인을 위한 백신을 확보할 수 없고, 새로운 변이에 대비하는 신규 백신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