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시들, 2100년엔 두바이만큼 뜨거워진다

고삐 풀린 온난화로 미 도시, 평균 437마일 남쪽 기온으로 변모

지구 온난화의 고삐가 풀리면서 일부 미국 도시들의 하절기 기온이 2100년이면 두바이 등 중동 도시들에 필적할 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일 보도했다.

올 여름에도 로키산맥 동부 대평원 일부 지역 기온이 섭씨 46도까지 치솟고, 보스턴이 37도, 포틀랜드가 38.9도를 찍는 등 미국 곳곳이 폭염 신기록을 쓰고 있는 가운데 지구온난화는 상당수 미국 도시들을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훨씬 남쪽 지방의 기온으로 몰아넣고 있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비영리 단체인 클라이밋 센트럴의 분석에 따르면, 2100년이면 미국 도시의 여름 기온은 남쪽으로 평균 437마일(약 700㎞) 떨어진 곳의 상태와 비슷해질 전망이다.

이 단체는 1990년부터 2020년 기온 자료, 다양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가정한 금세기 20개의 기후 전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단체는 지구 온실 가스가 급격히 줄지 않고,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은 약 3.6도에 이를 것이란 가정 아래 이런 전망을 내놨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클라이밋 센트럴의 피터 지라드 대변인은 “진정한 위험은 지금은 가끔씩 있는 극단적인 폭염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란 점”이라며 “이런 종류의 폭염이 이제 표준이 되면서 이제 (폭염은)불편한 정도를 넘어 위험한 상황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나 맥카시 미 백악관 기후변화 자문관은 극단적인 기온은 ‘소리없는 살인자’라고 규정하며 폭염은 다른 어떤 기후 비상 상황보다 미국인들, 특히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공항에 설치된 얼굴·홍채 인식 게이트.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