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타변이 감염, 공식 통계보다 더 많아”

보건당국 “변이 여부 확인에 수주 걸려…추정치에 의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정부의 예상보다 더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8일 폴리티코가 복수의 고위급 보건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6월 20일부터 이달 3일 사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가운데 델타 변이가 51%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자들은 주와 민간 연구소에서 CDC에 코로나19 테스트 결과를 보고하는 데 수 주가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 확진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로첼 왈렌스키 CDC 국장 역시 기자들에게 “51%라는 CDC가 추정한 델타 변이 감염률은 현시점에서 정부가 낼 수 있는 최선의 추정치”라면서도 “조금의 불확실성도 있다”고 말했다.

변이와 관련된 CDC 자료는 주와 민간 연구소의 결과에 의존한다. 연구소들은 샘플을 시퀀싱(유전자 염기서열 분석)하는 작업을 통해 코로나 감염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샘플 테스트 과정이 마무리되기까지 종종 수 주가 소요되며, 이로 인해 변이 감염이 CDC에 보고되기까지의 속도가 늦어지기도 한다고 다수의 당국자들은 폴리티코에 말했다.

부족한 실시간 자료와 델타 변이의 높은 전염성으로 미국 중서부와 남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급증하는 확진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다. 아칸소주 보건부의 한 관계자는 CDC로부터 다시 자료를 받는데 5일에서 최대 2주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델타가 아칸소주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으며, 앞으로 사망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델타는) 지난해 발발한 바이러스와 알파 변이보다도 전염성이 훨씬 높다. 우리가 다른 상황에 처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시 자 브라운대학교 공중보건대 학장은 “델타 변이의 빠른 확산에 조금 놀랐다. 7월에 접어든지 일주일 밖에 안됐는데도 (확진자가) 여기저기 퍼져있다”며 “이는 델타 변이가 알파 변이보다 더 전염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미주리주에서는 중환자실(ICU) 병상의 80%가 가득 찼으며, 이 중 코로나19 환자는 300명으로 추산됐다. 중환자실 병상을 차지한 코로나19 환자는 지난 2월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네바다주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입원환자가 지난 2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500명을 넘어섰다.

이에 CDC는 시퀀싱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몇몇 주에게 도움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도 안소니 파우치를 비롯한 고위급 보건인력을 지역사회에 파견해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변이 추적 지원을 위해 CDC의 첫 인력이 미주리주로 급파됐다. 미주리주 보건부 대변인은 데이터 수집과 연구 등을 위해 앞으로 수 주 안에 더 많은 전문 인력이 추가로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제임스 조던 중학교의 임시 백신 접종소에서 한 응급요원이 학생에게 백신을 놓고 있다.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