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극우단체, 의사당 난입 후 분열 가속

군소단체 난립 가능성…추적·관리 어려움 더 커질듯

미국 극우단체들이 지난 1월 워싱턴DC 연방 의사당 난동 사태 이후 분열이 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프라우드 보이스’ 등 극우단체 내부에서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면서 일부 회원들이 조직을 탈퇴해 독립 단체를 만드는 양상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프라우드 보이스의 세인트루이스 지부는 최근 비밀 메신저인 텔레그램에 지도부 교체를 주장하는 성명을 냈다.

프라우드 보이스의 내분은 대표인 엔리케 타리오가 경찰 정보원으로서 마약과 도박 사범 기소를 위해 미연방수사국(FBI)에 협력한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격화했다.

연방정부에 대한 반감을 공통분모로 뭉친 극우파 조직을 연방정부의 정보원 출신이 대표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프라우드 보이스의 앨라배마 지부는 최근 “연방정부 정보원인 타리오와 연을 끊고, 그와 관계를 유지하는 다른 지부와도 연을 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극우단체 조직원에 대한 대규모 단속을 부른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지도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워싱턴DC에서 구호를 외친 뒤 연방정부에 체포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문제 제기다.

다른 극우단체들에서도 비슷한 내분이 목격되고 있다.

퇴직 군인이 주축을 이루는 ‘오스 키퍼스’의 노스캐롤라이나 지부는 최근 전국 조직에서 독립을 선언했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모인 ‘그로이퍼 아미’는 워싱턴DC 난입 사태에 참가한 결정이 옳았냐 여부를 놓고 지도부 간 내분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극우단체의 분열이 더욱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군소단체가 난립하고, 개인이 독립적으로 행동하게 되면 당국이 극우파를 추적하거나 관리하기 힘들어진다는 이야기다.

데빈 버거트 인권연구교육협회(IREHR) 대표는 “현재 극우단체들은 조직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조직원을 규합해 다음 투쟁단계를 준비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 엔리케 타리오 대표(선글래스 착용 남성)
[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