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총 강도’로 종신형…40년만에 자유

아칸소 70대 남성,특수강도죄 복역 중 주지사 사면받아

강도 당한 음식점 직원 “아직도 복역 중이란 사실 충격”

미국 아칸소주에서 장난감 물총으로 강도질을 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40년을 복역한 롤프 카스텔. [고펀드미 갈무리=연합뉴스]

미국 아칸소주에서 장난감 물총으로 강도질을 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40년을 복역한 롤프 카스텔. [고펀드미 갈무리=연합뉴스]

장난감 물총을 가지고 음식점을 턴 강도가 수감 40년 만에 다시 자유를 찾게 됐다.

4일 뉴욕포스트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아칸소주(州) 아사 허치슨 주지사는 지난 1일 발표한 사면·복권대상에 특수강도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981년부터 복역 중이던 롤프 카스텔(70)을 포함했다.

그는 1981년 플라스틱 물총으로 ‘무장’하고 타코 음식점에 들어가 점원을 위협해 264달러(약 30만원)를 강탈했다.

카스텔은 그간 다섯 차례 사면을 청원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감독 켈리 두다가 사면 운동을 주도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그는 아칸소주 교정 당국이 1970~1980년대 에이즈나 간염에 걸린 수감자의 오염된 혈장을 팔아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며 취재원으로 카스텔을 만났다.

두다는 교도소의 내부 고발자가 된 카스텔을 만나 큰 도움을 받으며 그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됐고 그를 돕게 된 것이다.

그는 “물총으로 264달러를 훔치는 강도질을 벌였다고 40년을 복역하는 것은 너무 길다”라면서 허치슨 주지사와 사면을 지원한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물총
물총 인터넷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도 페이지를 개설해 카스텔이 출소 후 생활할 자금도 모으고 있다.

카스텔의 사면을 지지하고 지원한 이들 가운데는 그에게 돈을 털린 멕시코 음식 타코 식당 직원 데니스 슈틀테르만도 있다.

그는 2014년 두다가 제작한 영상에서 “카스텔이 아직 복역한다는 사실에 충격받았다”라면서 “나에게 강도질을 했지만, 그 때문에 감옥에 너무 오래 있어 내가 그의 삶을 빼앗았다는 생각이 들어 사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