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중 실종’ 배우 줄리언 샌즈 사망 확인

사흘전 실종 지역서 발견된 유해 신원 파악…영화 등 150여편 출연

배우 줄리언 샌즈
배우 줄리언 샌즈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5개월여 전 미국 서부의 산악지대에서 등산 중 실종됐던 영국 출신 배우 줄리언 샌즈가 사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향년 65세.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카운티 보안관국은 사흘 전 샌게이브리얼 산악지대의 볼디산에서 발견된 유해의 신원이 줄리언 샌즈로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샌버너디노 카운티 보안관국은 지난 1월 19일 샌즈가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북동쪽으로 약 80㎞ 떨어진 볼디산 트레일 코스에서 실종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국은 헬기와 드론을 동원한 공중 수색과 지상 수색 등 8차례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겨우내 악천후와 눈사태 위험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에도 성과가 없었다.

그러다 지난 24일 한 등산객이 샌즈로 추정되는 유해를 발견해 관할 보안관 사무소에 신고하면서 수습이 이뤄질 수 있었다.

영국에서 나고 자라 배우가 된 샌즈는 40년간 영국과 미국의 영화·TV 드라마 150여편에 출연했다.

1985년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영국 로맨스 영화 ‘전망 좋은 방’에 헬레나 보넘 카터의 상대역으로 출연해 이름을 알린 뒤 미국으로 이주해 할리우드에서 주로 활동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워락'(1989),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1993),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5) 등이 있으며, 2000년대 이후에도 ‘밀리언 달러 호텔'(2002), ‘블러드 앤 본'(2009), ‘더 헌터'(2010),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2012), ‘비뚤어진 집'(2019) 등에 출연했다.

샌즈는 실종 전까지 노스할리우드 지역에서 가족과 함께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0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눈부시게 추운 아침 산 정상에 가까이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며 자신의 가장 큰 꿈은 “마칼루 같은 히말라야의 높은 산 정상에 오르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등산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1990년대 초 안데스산맥에서 끔찍한 폭풍에 휩쓸린 적이 있는데, 당시 그의 일행 근처에 있던 3명이 살아남지 못했고 자신은 운 좋게 살아남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언론인 출신 아내와 성인이 된 세 자녀가 있다.

유족은 그의 유해가 발견되기 며칠 전 성명을 통해 당시 수색을 벌이던 대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우리는 훌륭한 아버지이자 남편, 탐험가,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 독창적이고 협력적인 연기자로서 줄리언에 대한 빛나는 기억을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