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변이 인한 4차 대유행 진정 조짐 보인다

코로나19 확진자·입원환자·사망자, 1년 전의 2∼3배

조지아주 등 확진자, 검사건수 대비 양성률 감소 추세

지난달 미 루이지애나주 윌리스-나이튼 의료센터의 중환자실(ICU)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치료받는 가운데 간호사가 의료기기를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루이지애나주 윌리스-나이튼 의료센터의 중환자실(ICU)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치료받는 가운데 간호사가 의료기기를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조지아주를 비롯한 미국 전역의 ‘델타 변이’ 확산세가 여전히 강력하지만 노동절 연휴를 끝내고 다소 진정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 언론들이 보도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입원 환자, 사망자가 1년 전 시점과 견줘 2∼3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산제이 굽타 CNN 의학 전문기자는 8일 방송에서 노동절(9월 6일)을 기준으로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와 입원 환자, 사망자가 작년 노동절보다 각각 3.5배, 2.5배, 1.8배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어린이 확진자가 이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통틀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어린이들이 코로나19에 잘 안 걸리고, 병원에 입원하지도 않는다고 해도 바이러스가 많이 퍼져 있다면 어린이들도 의도치 않게 감염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는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안정을 찾는 조짐도 보인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7일 기준 미국의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5만2393명으로 2주 전보다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입원 환자는 2주 전보다 4% 증가한 10만1232명, 사망자는 34% 늘어난 1499명이었다. 굽타 전문기자도 “신규 확진자 증가세의 둔화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아주의 경우 노동절 연휴 직후 신규 확진자가 7일 5021명, 8일 5203명으로 1주일전에 비해 1000명 이상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 20%에 육박하던 검사건수 대비 양성률이 14%대로 감소해 4차 대유행이 드디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미 켄터키주 루이빌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켄터키주 루이빌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입원 환자의 급증은 병원들을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짐 저스티스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는 8일 주내 코로나19 중환자실(ICU) 입실 환자와 인공호흡기 착용 환자 수가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는 이날 병원들이 치료를 제한해서 공급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지점에 거의 근접해 있다면서 의료 인력 확충을 위해 연방재난관리청(FEMA) 기동대, 주 방위군을 불러들였다고 밝혔다.

베셔 주지사는 또 “학생 간호사들을 주 전역에 배치했고, 의료 인력들이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병원이 하던 코로나19 검사 업무를 우리가 넘겨받았다”고 말했다.

중환자실 공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수술실 3개를 문 닫은 병원도 있고, 상대적으로 급하지 않은 환자를 분류해 치료하기 위해 텐트를 설치한 병원도 있다고 베셔 주지사는 덧붙였다.

아이다호·아칸소·앨라배마주에도 미 육군으로부터 증원 인력이 파견된다.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주 등에는 의사와 호흡기 치료사, 간호사 등 20명으로 구성된 6개 팀이 이미 파견된 상황이라고 미 국방부 관계자는 밝혔다. 조지아주도 중환자실 점유율이 97.4%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보건 전문가들은 노동절 연휴 뒤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예방조치를 시행하지 않으면 다시 확산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노스웨스턴대학 파인버그의학대학원의 티나 탠 박사는 “노동절 뒤 학교가 문을 열면 사람들이 더 현명해져서 대규모 발병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마스크 의무화와 완화 조치를 시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