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2분기 승객, 지난해의 7분의 1

한국 국적항공사 2분기 국제선 승객, 지난해 2% 불과

국내선은 38% 줄어 ‘선방’…업계 상반기 6.5조원 타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 항공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한 가운데 올해 2분기 국적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수가 작년보다 97.8% 급감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 올해 상반기에만 6조5000억원의 국제선 매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하반기에도 최소 8조8000억원의 매출 피해가 추가로 발생할 전망이다.

 

◇ ‘꽉 막힌’ 하늘길…국제선 여객 97.8%↓

5일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6월은 잠정치) 국적 항공사 9곳의 국제선·국내선 여객 수는 557만4596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2천365만5883명)에 비해 76.4% 급감했다.

지난 3월 말부터 모든 노선을 ‘셧다운’한 이스타항공을 제외하면 업계 1위인 대한항공의 여객 감소폭(-84.9%)이 가장 컸다. 대한항공의 2분기 총 여객수는 106만2170명으로, 작년 2분기(705만5666명)의 7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아시아나항공(-77.7%), 제주항공(-71.6%), 진에어(-71.5%), 에어부산(-63.1%), 에어서울(-61.7%), 티웨이항공(-57.9%)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제선의 타격이 컸다. 2분기 국제선 여객수는 32만8348명으로, 작년 2분기(1521만7359명)에 비해 97.8% 급감했다.

국제선 운항률이 20% 안팎에 그친 대한항공의 2분기 국제선 여객수는 19만458명으로, 작년 2분기(504만4013명)와 비교해 96.2%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작년 2분기 348만9554명에서 올해 2분기 12만574명으로 96.5% 줄었다.

전세기를 제외하고 저비용항공사(LCC) 중 유일하게 국제선 정기편을 운항한 제주항공의 경우 2분기 국제선 여객수는 1만312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201만1633명)에 비해 99.3% 급감했다.

◇ 국내선 ‘선방’…아시아나, 대한항공 꺾고 1위

해외여행이 사실상 원천 차단되고 여행 수요가 국내로 몰리면서 그나마 국내선이 선방했다.

국내선의 2분기 여객수는 524만6248명으로, 작년 2분기(843만8524명)와 비교해 37.8% 감소하는 데 그쳤다.

대한항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국내선 운항을 유지한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국내선 여객수는 102만141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2% 감소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87만1712명(-56.7%)에 그쳐 아시아나항공에 역전당했다.

다만 국내선 확대가 경쟁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저가 항공권이 속출하며 LCC 간 출혈 경쟁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업계에서는 실제 매출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상반기 6.5조원 타격…하반기는 8.8조로 더 늘어

이에 따라 항공협회는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급감한 2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에만 6조5454억원의 매출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6월 둘째 주 국제선 여객수가 작년 대비 97.6% 감소한 것으로 보고 추산한 수치다.

문제는 하반기다. 국제공항협회(ACI)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은 코로나19 이전의 수요를 회복하기까지 최소 2∼5년이 걸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도 올해 국제항공 이용객이 7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 공항산업기술연구원이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회복시 해외여행을 계획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1.8%는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계획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코로나 회복 후 여행 시기는 ‘백신 개발 이후’라는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과반(57.2%)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항공협회는 올해 하반기 국제선 월평균 여객 전망치(12만983명)를 작년 월평균 국제선 여객수(504만967명) 대비 97.6% 낮게 잡았다. 이로 인한 국제선 매출 피해액은 8조797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항공협회 관계자는 “해외 전문기관의 수요 회복과 백신 개발 전망 등을 고려할 때 현재와 같은 국제 여객 셧다운 상태는 올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여행 불안 심리로 수요 회복 효과도 예상보다 적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날고 싶은 인천국제공항 여객기 [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