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항공 화물 운임 사상 최대”

홍콩~북미 운임 사상 처음으로 1kg당 10달러선 돌파

코로나에도 실적 ‘이상무’…항만 적체로 항공운송 호황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실은 대한항공 화물기에서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항공화물 운임 강세가 이어지면서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물류대란이 장기화하면서 해운·항공 운임 지표들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일 글로벌 항공화물 운송지수인 TAC인덱스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지난주 1kg당 10달러선을 돌파했다. 2015년부터 지수 집계를 시작한 이후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월(3.14달러)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오른 수치다.

항공운임 급등 이유는 글로벌 해운운임이 20주 연속 최고가를 경신한 것과 맞닿아 있다. 해운운임은 델타변이 확산에 따른 항만 적체가 지속되면서 5달째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운임상승과 선복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기업들이 항공 운송으로 눈을 돌리면서 항공화물 운임이 덩달아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일찍이 사업의 무게추를 화물수송으로 전환한 대한항공은 물동량 증가와 운임상승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화물수송 분야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3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2조150억원, 영업이익은 167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약 30%, 영업이익은 2107%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는 전통적으로 3분기는 물류업계의 비수기 시즌이지만, 코로나19에 따른 특수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항공화물부문의 실적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대한항공의 3분기 항공화물 매출액은 전년대비 53.7% 증가한 1조5618억원으로 역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봤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80%에 달할 전망이다.

개조작업이 완료된 대한항공 보잉 777-300ER 내부에 화물을 적재하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선제적으로 대형 화물기단의 가동률을 높이고, 여객기의 좌석 공간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장치인 ‘카고시트 백CSB:Cargo Seat Bag)’을 설치해 운용 중이다. 올해 초엔 개조화물기 6대와 카고시트백 장착 1대를 추가로 투입했다. 현재 B777 10대, A330 6대 등 16대의 여객기는 승객 좌석을 떼어 낸 개조화물기로 운용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글로벌 항공사 중 유일무이한 성적이다.

다만 국제선 여객수요 회복은 지지부진하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여파로 여객 매출은 여전히 코로나 이전대비 10~15%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항공업계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도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코로나와 일상생활의 공존을 뜻하는 위드코로나로 전환되면 억눌렸던 여행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 백신 2차 접종 완료자가 국민의 70% 수준을 넘어서면 위드코로나로 전환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위드코로나 시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고 ‘백신여권’을 도입하는 국가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경우 내년 2분기부터 국제선 수요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