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업계 가격담합 꼬리 밟혔다

법무부, 대표 가공업체 필그림스 대표 등 기소

미국의 대형 닭고기 업체들이 무려 5년간 가격 담합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 관련자들이 일괄 기소됐다.

AP통신은 4일 연방 법무부와 콜로라도 연방대배심을 인용해 필그림스 프라이드와 클랙스턴 가금류 농장이 최소 2012~2017년 닭고기 가격을 담합하고 입찰을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어린 닭고기는 식용으로 사육돼 소매점과 식당들에서 판매된다. 이에 따라 필그림스 프라이드의 제이슨 펜 최고경영자(CEO)와 로저 오스틴 부사장, 클랙스턴의 미켈 프라이스 회장과 스콧 브래디 부사장 등 4명이 기소됐다.

이들은 덴버연방법원에 이날 오후(현지시간) 출석해야 하는데, 10년형과 100만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미국 닭고기 업계에서 가격 담합으로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소장에 따르면 펜 CEO 등은 닭고기 가격을 유지하거나 올리기 위해 자주 연락하고 협의했으며, 관련 서류들도 교환했다.

한 서류를 보면 브래디 부사장은 2012년 11월 13일 프라이스 회장에게 필그림스 프라이드의 닭고기 가격이 3센트 더 비싸다는 오스틴 부사장과의 대화 내용을 보고했다.

브래디 부사장은 그러면서 오스틴 부사장이 클랙스턴도 닭고기 가격을 인상해주길 원한다는 사실을 전했다. 프라이스 회장은 이에 대해 “그에게 우리가 노력 중이라고 말해줘”라고 반응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여름 이번 닭고기 가격 담합 조사를 지시했다.

메이플베일즈 팜즈가 제기한 이번 소송은 닭고기 생산업자들이 제3의 시장 정보 회사를 통해 자료를 공유하고 암탉의 수를 제한해 닭고기 공급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도 담고 있다.

이 밖에도 미국에서 월마트, 다렌 레스토랑 등 식품업자와 식당 등도 가격 담합 관련해 40건가량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마칸 델라힘 미 법무부 반독점 담당 차관보는 “세계적인 위기 속에 미국인에게 부담을 주는 범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필그림스 프라이드는 브라질의 대규모 정육업체 JBS SA의 미국 계열사 JBS USA의 한 사업 부문이다. 미국과 해외에 5만4천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36개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5마리의 닭고기 중 1마리가 미국에서 가공된다.

글랙스턴은 20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14만t의 닭고기를 공급한다.

이와 별개로 미국에서는 높은 육류 가격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미 중서부 11개 주 정부의 법무 장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에도 고기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 대해 미 법무부에 정육업자들의 가격 담합 가능성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미 농무부 장관인 소니 퍼듀는 트윗을 통해 목장주들은 소고깃값을 계속 내리는데 왜 소비자 가격은 오르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닭고기 공장[연합뉴스 자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