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료 백 봉합선에 남아, 도난·경매·소송 우여곡절…전문가 “우주자원 상업화 진일보”
하지만 7차례 호가 끝에 목표가인 80만∼120만 달러에는 못 미치는 40만 달러에 낙찰됐다. 경매비를 포함해 낙찰자가 부담해야 할 각종 비용을 합한 최종 가격은 50만4375달러(6억1735만원)로 발표됐다.
너무 작아 본햄스 측이 무게조차 제공할 수 없고 크기를 마이크로미터(㎛)로 제시할 정도다.
이 먼지들은 암스트롱이 달 시료를 담은 테플론 백을 지퍼가 달린 흰색 백에 다시 담아 지구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봉합선 틈새에 남아있던 것들이다.
공기가 없는 달에서는 태양풍으로 먼지나 흙 등 표면의 퍼석퍼석한 물질인 ‘레골리스'(regolith)가 정전기를 띄어 백 등에 쉽게 달라붙는데, 시료 채취 과정에서 테플론 백 외부에 달라붙은 먼지 알갱이가 이를 담은 백에 남게 됐다.
‘달 시료 수확물'(Lunar Sample Return)이라고 적힌 이 백은 NASA가 수십 년 전 다른 물품과 함께 캔자스주의 ‘코스모스피어 우주박물관’에 대여해 전시되다가 사라졌는데, 지난 2002년 물러난 박물관장 맥스 아리가 전시품들을 빼돌려 판매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여러 압수물 중 하나로 다시 등장했다.
아리는 사기와 절도, 돈세탁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형과 벌금 13만2000달러를 선고받았으며, 연방 보안관국 당국은 지난 2015년 벌금 확보를 위해 이를 온라인 경매에 부쳤다.
박물관 소장 번호 등이 뒤섞이며 이 백이 갖는 의미를 몰랐기 때문인데, 995달러에 낙찰받은 변호사 낸시 리 칼슨은 이를 NASA 존슨우주센터에 보내 진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달에서 가져온 모든 시료를 정부 자산으로 간주하며 개인 소유를 허용하지 않아 온 NASA가 이를 돌려주지 않으려 해 소송전까지 벌어졌지만 결국 칼슨의 소유권이 인정됐으며, 지난 2017년 경매를 통해 181만2500달러(22억2000만원)에 판매됐다.
이 백에서 채취한 먼지 시료도 법정 밖 화해를 통해 칼슨 측에 반환돼 경매에 나왔다.
NASA는 6차례의 아폴로 달 착륙 미션을 통해 총 382㎏의 달 시료를 갖고 있다. 이중 아폴로11호가 가져온 시료는 1㎝ 이하 미세 시료 492g과 1㎝ 이상 암석 파편 12개 등이 기록돼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이번 달 먼지 경매와 관련, 클리블랜드 주립대학 법과대학원의 국제우주법 전문가 마크 순달이 “우주공간의 자연 자원 상업화를 향한 행진의 진일보”라고 평가했다고 전하면서 우주법 전문가들이 이번 경매가 앞으로 소행성에서 채굴한 금속 등과 같은 외계 물질의 거래에 갖게 될 의미에 흥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