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좋은 일 하니까 돈관리는 소홀해도 된다?”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204호

어제 단독 현장취재로 전해드렸던 한인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회계 난맥상이 관련 단체 및 관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모양입니다.

일부에서는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세게 나갔다’며 ‘뒷담화’를 한다는 소문이 들려오는데, 사실은 현장에서 실제 발설됐던 대화 내용을 상당히 순화해서 기사화한 것입니다. 만약 정상적인 반론 제기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음해가 이어진다면 어제 현장 대화내용 녹음 파일 전체를 그대로 공개할 생각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한인사회와 지상사, 한국정부 등이 지원한 8만달러 가까운 기금을 사용하면서 회계 처리가 철저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정확한 지출 기록과 영수증, 그리고 이웃돕기에 사용된 물품과 지원금의 인수증 및 사용처 기록이 있었다면 고성과 욕설을 곁들여 다툴 필요도 없었습니다.

한인 단체 관계자들이면 대부분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일텐데 자신의 비즈니스 회계 기록도 이렇게 관리하는지 궁금합니다. 세금 보고를 위해 10달러 짜리 회의용 커피 영수증도 보관하는 것이 상식인데 어떻게 8만달러의 공금을 사용하면서 영수증 한장 챙겨오지 않고 회계 보고를 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10월 8일 다시 모임을 갖는다고 하는데 과연 얼마나 정확한 자료가 제출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만에 하나 공금 사용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에 대한 감독과 견제에 소홀했던 다른 위원장들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한 봉사단체장 한 분이 “나는 단체 기금은 잘 모른다. 봉사만 할 뿐이다”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해서 “책임자가 기금에 대해 확실히 알아야지 모른다는 것이 자랑은 아니다”라고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좋은 일을 하니까 돈 관리는 소홀해도 된다”는 생각이 비영리단체에서 벌어지는 온갖 문제의 출발점입니다.

애틀랜타 K 뉴스는 최근까지 3차에 걸쳐 코로나19 으로 피해를 당한 한인들에 대한 이웃돕기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왜 한인회를 통하지 않고 애틀랜타 K를 매개체로 사용했느냐”고 물어오셨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를 당시 일부 금액을 지원했던 후원자 한 분의 멘트를 그대로 인용해 소개하자면 “한인회에 돈을 주면 투명하게 사용될 것 같지 않아서”입니다.

애틀랜타 한인들은  한인단체가 얼마나 정확하고 투명하게 공금을 집행하는지 매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러니 한인단체에 돈을 주면 안된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이른바 ‘3대 한인 대표단체’가 모인 비대위가 정확한 회계보고를 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