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온 아이 밥 안 준다?…스웨덴 문화 두고 ‘시끌’

“친구 가족이 나만 빼고 식사하더라” 경험담에 ‘#스웨덴게이트’

집에 예고 없이 찾아온 손님에게 굳이 식사를 대접하지 않는 스웨덴의 문화를 두고 지구촌 온라인 공간이 시끌벅적하다.

1일 호주 매체 ‘더 컨버세이션’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미국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문화적 차이에 대한 경험을 공유한 이용자의 발언이 ‘국제적 논란’의 단초가 됐다.

이 네티즌은 “스웨덴 친구 방에서 놀고 있었는데, 친구 어머니가 밥 먹으라고 불렀다. 친구는 나더러 기다리라고 하고는 (자기 가족과) 밥을 먹으러 갔다”고 썼다.

아무리 문화가 상대적이지만 집에 놀러 온 아이에게 식사를 대접하지 않는 것은 너무 매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스웨덴 사람들은 이런 자국 문화를 아무렇지 않게 인정한다.

실제로 스웨덴에선 예정된 집들이가 아닌 경우 굳이 손님에게 밥을 대접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 스웨덴인은 영국 인디펜던트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지는 논란에 대해 “사실이다. 오히려 그게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쓰기도 했다.

주한 스웨덴대사관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스웨덴 사람이 손님 접대에 각박하다는 소문이 있다”며 “스웨덴 사람들과 피카(fika·커피 브레이크 타임)를 나눈 경험이 없어 나온 말인 것 같다”고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이 글은 커피는 풍족하게 나눠도 아이에게 밥 주는 문화는 없다는 점을 인정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면서 오히려 논란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

스웨덴 사람들은 이런 문화가 상대 가족에 대한 일종의 배려라고 주장한다.

상대방 아이의 가족이 이미 식사 준비를 했을 수도 있는데, 아이가 친구 집에서 식사하면 준비한 음식을 버리게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런 논리에는 스웨덴에서 일반적으로 가족끼리 식사를 같이한다는 통념이 기본으로 깔려있다.

또 일반적으로 사회적인 모임에서 예고된 일정을 선호하는 스웨덴인 성향이 식사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있다.

스웨덴 가정은 한 주 동안의 식사 계획을 짜놓아 낭비되지 않을 만큼만 재료를 구비해놓는데, 통상 정해진 사람 수만큼 끼니를 준비하는 관례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논쟁은 ‘같이 식사한다’는 행동을 각 문화권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음식을 공유하는 것은 일종의 친밀감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은 문화권에서는 상대적으로 그 인식이 덜한 국가를 ‘오해’하는 셈이다.

다만 각국 식문화에 감춰진 의미를 섣불리 판단하거나 문화차이 때문에 전체 스웨덴 국민에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우는 행태는 자중해야 한다는 우려 섞인 반응도 적지 않다.

스웨덴 자료사진/Image by Rofi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