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탓에 부당 거래”…’피카소 걸작’ 반환 요구 소송

파블로 피카소의 '다림질하는 여인'
파블로 피카소의 ‘다림질하는 여인’ [구겐하임 미술관 제공]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상설 전시된 파블로 피카소의 걸작이 나치 탓에 부당하게 거래된 뒤 미국까지 흘러온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 유대계 독일인 칼 아들러의 유족들이 최근 구겐하임 미술관을 상대로 피카소의 유화 ‘다림질하는 여인’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뉴욕주 법원에 냈다고 보도했다.

당장 시장에 나올 경우 최대 2억 달러(약 2천460억 원)에 거래될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피카소 ‘청색 시대’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들러는 1938년 이 작품을 탄하우저에게 되팔았다.

나치 집권 후 유대인에 대한 박해가 시작되면서 독일을 탈출하기 전 정리한 것이다.

이 작품의 새 주인이 된 탄하우저는 미국으로 이주한 뒤 1978년 구겐하임 미술관에 다른 작품들과 함께 기증했다.

아들러의 유족들은 1938년에 이뤄진 거래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치 탓에 정상적인 거래가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아들러가 피카소 작품을 되팔고 받은 금액이 1552달러(현재 환산금액 3만2000달러)에 불과했다는 점을 정황증거로 들었다.

20세기 초반부터 세계 미술시장에서 인기를 끈 피카소 작품으로선 헐값이었다는 것이다.

실제 아들러가 탄하우저에게 이 작품을 되팔기 6년 전에 1만4000달러 가격표를 붙여 시장에 내놨던 사실도 서류로 확인됐다.

그러나 구겐하임 미술관 측은 미술관의 소유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들러와 화상 탄하우저는 오랜 기간 거래를 했던 가까운 관계였고, 1938년에 이뤄진 거래도 불공정하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구겐하임 미술관은 1970년대에 이 작품의 소유권 문제와 관련해 아들러의 자제와 접촉했고, 당시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아들러가 독일을 탈출하기 전에 탄하우저에게 피카소 작품을 팔았는지 여부가 소송의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치 독일 치하에서는 유대인들이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 판례라는 것이다.

다만 아들러가 독일을 탈출한 뒤 국외에서 피카소 작품을 판 것이라면 이 같은 판례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